
북한이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고 최대비상방역체계에서 정상방역체계로 방역 등급을 낮춘 후 일부 공식시장의 운영시간을 확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국경 지역의 경우에는 여전히 통제 완화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2일부터 일부 공식시장의 운영시간을 기존보다 하루 최대 7시간까지 확대했다.
북한은 지난 5월 12일 내부의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인정하고 지역봉쇄 및 이동통제를 강화하면서 각 지역의 종합시장을 폐쇄하거나 이틀 혹은 사흘에 한 번 개장하는 등 시장 운영시간을 축소한 바 있다.
그러다 6월 중순부터는 시장 통제를 소폭 완화시켰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북한, 대도시 공식시장 통제 완화…주민 불만 의식했나?)
실제 평양시 대성구역에 위치한 룡흥시장의 경우 5월 12일 이후 한 달 동안 폐장됐지만, 6월 중순부터는 16시부터 19시까지 하루 3시간씩 열렸다.
그리고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있은 뒤인 지난 11일 시장 운영시간에 대한 조치가 새롭게 하달됐고, 이튿날인 12일부터는 개장 시간이 앞당겨져 14시부터 19시까지 5시간씩 운영되고 있다.
자강도 강계시에 있는 강계시장은 5월 12일 이후 사흘에 한 번씩 운영하면서 14시부터 18시까지 4시간 동안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지난 12일부터는 매일 시장 문을 여는가 하면 개장 시간도 오전 10시부터 18시까지 하루 8시간으로 2배 늘어났다.
특히 일요일은 아침 8시부터 19시까지 문을 열어 상인들은 평일보다 3시간 더 길게 장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전언이다.
남포특별시와 인접해 있는 평안남도 온천군의 온천시장은 12일에 조치가 하달돼 개장 시간이 하루 1시간 확대됐으며, 현재 13시부터 19시까지 문을 열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모든 시장의 운영시간이 확대된 것은 아니다. 실제 국경에 인접한 지역의 시장은 운영시간이 변경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양강도 혜산시장의 경우 방역체계 하향 조정 이후에도 매일 14시부터 19시까지 하루 5시간만 운영되고 있다.
특히 국경 지역은 이달 초 포고문이 하달돼 저녁 8시부터 새벽 5시까지 주민들의 야간 이동이 통제된 상태로 알려졌다. 야간 밀수가 이뤄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부터 시행됐던 상인 격일 출근제는 유명무실해지는 분위기다.
북한 당국은 일종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시장 상인들의 매대 번호를 홀짝으로 나눠 격일로 나오게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아직 이 같은 격일 출근제 폐지 지침이 공식적으로 내려온 것은 아니지만 매일 장사를 하려는 상인과 장세를 더 많이 거두려는 시장관리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상인들이 매일 장사를 나와도 시장관리소가 장세를 받고 이를 눈감아주고 있다.
이밖에 최대비상방역체계 하에서 진행됐던 시장 방역 조치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방역 점검이 이뤄지고 있으며 너무 많은 사람이 밀착하지 않도록 통제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비상방역 성원들이 시장 방역 상태 검열을 내려오면 시장관리원들이 매대 간 간격을 넓혀 앉으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며 “혹여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시장에서 전염병이 다시 시작되지 않을까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