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도시 공식시장 통제 완화…주민 불만 의식했나?

평양·평성서 정기적 개장…먹을 것 없어 주민 농촌 동원 어렵게 되자 시장 운영 재개 결정한 듯

북한 평양의 통일거리 시장 입구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시장 통제를 다소 완화하고 정기적으로 시장 운영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7일 복수의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과 평성 등 북한 내 주요 도시의 공식시장이 현재 일주일에 2~3회가량 정기적으로 문을 열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12일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공개한 후 지역봉쇄가 강화되면서 평양을 비롯해 많은 지역에서 종합시장이 폐쇄됐지만, 지난달 하순부터 시장 운영이 재개됐다는 설명이다.

평양의 최대 종합시장인 락랑구역의 통일거리시장을 비롯해 모란봉구역의 인흥시장 등 평양의 주요 공식시장은 현재 이틀에 한 번씩 개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성의 옥전종합시장도 일주일에 3회가량 문을 열고 있어 북한 당국이 주요 도시의 종합시장 운영을 공식 허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현재 북한 전 지역에서 운영되는 종합시장의 개장 시간은 하루 2~3시간으로 엄격히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5~8시 또는 오후 6~8시에 잠깐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종합시장의 경우 평소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8시간가량 열렸지만, 현재 모내기 등 농촌 동원에 인력이 집중되고 있는 시기여서 운영시간이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예년에도 농번기가 시작돼 농촌 총동원령이 하달되면 시장 운영시간이 하루 3~4시간 정도로 줄어들곤 했다.

다만 올해는 지역별 봉쇄와 격폐가 반복되는 등 코로나 방역으로 인한 통제 강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농촌에 동원할 인원 또한 부족한 상태여서 농번기 시장 운영시간을 예년보다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역에 따라 종합시장 운영이 허용되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국경과 인접해 있고 최근 발열자가 증가하고 있는 양강도 일부 지역의 경우 종합시장이 정기적으로 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공식시장이 재개되지 않은 지역에서도 골목시장이나 메뚜기장 같은 비공식 시장은 열리고 있으며, 이에 대한 통제도 지난달 초중순보다 다소 완화된 상태라는 전언이다.

북한 내부에서는 지역봉쇄를 강화하고 시장도 폐쇄했던 당국이 지난달 하순부터 공식시장 운영을 허가한 것은 농촌 동원 인력 부족 상황에 더해 주민 불만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시장 운영을 빠르게 재개한 것은 일단 시장 폐쇄가 주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고 또한 농촌 동원에서 노력(인력)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서다”라며 “시장이 안 열려 먹을 게 없으면 노력 동원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식량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이 운영돼야 주민들이 끼니를 마련할 수 있고, 그렇게 식량이 조달돼야 농촌에 동원할 인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평양 소식통도 “시장을 문 닫게 하면 주민들이 살 수 없다는 걸 국가도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이번에 비상방역법을 수정한 것도 사람들의 이동이나 활동을 완전 봉쇄하기보다는 노력 동원이나 주민들의 생활이 수월하게 이뤄지면서도 방역이 유지되는 측면으로 법이 보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