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자 발생해도 ‘속수무책’…회령선 시신 한데 모아 화장

소식통 "비상방역지휘부 시체처리조가 시신 처리"…주민사회 내 불안감 증폭

함경북도 국경지대의 살림집.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코로나 봉쇄로 경제활동이 막힌 주민들이 굶어 죽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달 말 방역기관이 사망자 시신 20여 구를 한데 모아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회령시에서는 비상방역에 따른 봉쇄 조치로 주민들의 일상 벌이가 막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에서 격리환자가 있는 세대들과 일부 주민들 속에서 먹지 못해 굶어 죽는 일이 발생해 비상방역지휘부 시체처리조가 시신을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격리환자가 있는 세대는 집 밖에 나오지 못하고 갇혀 지내고 있으나 비상방역지휘부의 지시에 따라 인민반장과 호담당의사, 위생방역원들이 가끔 들려서 상태를 확인할 뿐 특별한 대책이 없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격리환자 세대는 국가적 지원도 없고 돈이나 쌀을 꿔올 형편도 되질 않아 소리 없이 굶어 죽어가고 있으며, 일반 주민 중에도 먹지 못해 아사자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회령시는 속수무책이며, 오히려 주민들에게 ‘아무리 어려워도 절대 당에 신소나 청원을 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생활문제는 무조건 자력갱생이며 세대별로 일어나는 어려움을 보고조차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굶는 세대들의 문제는 인민반에서 해결해야 할 몫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 회령시 비상방역지휘부의 시체처리조는 시 병원의 뒤 산골짜기에 임시 화장터를 만들고 사망한 주민들의 시신 20여 구를 태우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체처리조가 시신을 거둬 비상방역법대로 처리하니 가족도 따라갈 수 없는 형편이고, 화장한 다음에야 가족들에게 돌려주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이 사안에 대해서는 보위부가 나서서 일체 말이 새어 나가지 못하도록 입막음을 했으나 가족들을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며 “주민들은 사망한 사람들이 병으로 죽었는지 아니면 굶어 죽었는지 확실하지 않다면서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 죽기를 각오한 주민들이 먹거리를 구하기 위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 안전부는 살인이나 반국가범죄,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행위를 중심으로 수사하는 원칙에서 일하며, 먹을 것이 없어서 일어나는 일반 경제범죄에 대해서는 당분간 넘어가기로 내적으로 결정한 상태라고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