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포커스] 김정은의 방역대전 승리 선포, 선언적 의미에 불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이 소집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10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회의 연설에서 “방역 전쟁이 바야흐로 종식되고 오늘 우리는 마침내 승리를 선포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방역대전 승리를 선포한 김정은, 방역체계 하향조정

지난 10일, 북한 당중앙위와 내각이 소집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열렸고 김정은이 회의를 직접 지도했다. 노동신문은 회의에 참석한 핵심인사 명단을 보도했는데, 거기에 김여정도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김여정을 포함해 다른 인사들의 직책들을 달지는 않았다. 명단을 보면 당과 내각의 최고위급 인사들이다. 김덕훈(당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내각총리)과 박정천(당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 당중앙위 비서), 리일환(당비서국 비서), 박태성(당비서국 비서), 리창대(국가보위성 상), 박수일(사회안전성 상), 김영환(평양시 책임비서), 리영길(국방성 상)과 김여정(당 부부장, 국무위원)이다. 직책상으로는 김여정이 가장 아래다. 물론, 김여정이 국무위원으로 국제, 국내문제를 총괄한다는 평가를 하고 있기는 하다. 이번 총화회의에서 연설자로 나선 것을 보면 충분히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김정은은 당, 국가 고위직들과 방역-보건부문의 일군들, 국경지대에 파견된 당대표들과 간부들, 봉쇄임무를 수행하는 군부대 지휘성원들, 각급 비상방역지휘부, 비상방역사업에 기여한 지원자들이 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방역대전의 승리를 선포했다.

“그리도 간고했던 방역전쟁이 바야흐로 종식되고 오늘 우리는 마침내 승리를 선포하게 되었 습니다. 공화국령토에 악성전염병이 침습한 때로부터는 100여 일, 전염병이 전국적범위에로 급속히 확산되는 것에 저항하여 우리 나라에서의 방역사업을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시킨 때로부터는 91일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 기간 전당, 전국, 전민은 강의한 의지와 필사적인 노력으로써 엄혹한 전염병위기를 타개하고 방역형세를 안정회복시키는 데서 커다란 성과를 이룩하였습니다. 우리 당과 정부는 현 방역상황을 평가하고 과학연구 부문이 제출한 구체적인 분석자료에 근거하여 나라에 조성되였던 악성전염병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였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악성전염병이 전파되기 시작한 초기에 하루에 수십만 명에 달했던 유열자(발열자)가 최대비상방역체계가 가동된 이후, 한 달 후에는 9만여 명 이하로 감소 되다가 7월 29일부터는 악성바이러스 감염자로 의심되는 유열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이 기간 동안의 사망자는 74명으로 매우 낮은 수치로 세계보건계의 전무후무한 기적이라고 하면서 북한지역이 최단기간 내에 악성바이러스가 소멸된 청결지역이 되었다고 선언했다. 최단기간에 청정지역이 된 것은 전 사회적으로 초특급 비상방역체계를 철저히 준수했고 소독사업의 강화로 악성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는 모든 경로를 차단했기 때문이며 철저한 차단과 봉쇄 및 감시체계로 악성바이러스의 유입되는 것을 막아냈기 때문이라고 부연설명을 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악성전염병사태가 종식되었음을 충분히 확인되었다고 하면서 방역대전 승리를 선포하였다.

“나는 우리 국가, 우리 인민이 사상초유의 보건위기를 이겨내고 끝끝내 되찾은 안정과 평온을 기쁘게 확인하는 이 시각 당중앙위원회와 공화국정부를 대표하여 령내에 류입되였던 신형코로나 비루스를 박멸하고 인민들의 생명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최대비상방역전에서 승리를 쟁취하였음을 선포합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를 파국적인 상황에 몰아넣은 세계공공분야의 최고의 위험사태로부터 짧은 시간 안에 국가와 인민의 생명(안녕)을 지켜냄으로 당과 국가, 인민의 위대성을 만천하에 과시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리고 5월 12일부터 가동시켰던 최대비상방역체계를 당일(8.10)부로 정상방역체계로 방역등급을 낮춘다고 선포했다.

방역대전 승리요인을 자신의 ‘위민헌신’으로 평가 : 방역대전 승리 선포, 리더십 확보 차원

김정은의 연설 중간 정도에 보면 방역대전에 승리를 한 요인을 자신이 인민들을 향한 ‘위민헌신’ ‘애민정신’이라고 슬쩍 슬쩍 내비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나에게는 목숨을 내걸고라도 무조건 지켜야 할 인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쁠 때도, 어려울 때도 언제나 나를 지지해주고 힘들 때조차 나를 다잡아주고 항상 떠밀어 일으켜 세워주는 ‘인민’이라는 존재는 나에게 있어서 단 한 명도 절대로 잃을 수 없는, 잃어서는 안될 피와 살점과도 같았습니다.”

총화회의 이후 노동신문에 실린 한 개의 정론과 한 개의 사설에서도 방역대전 승리의 원동력을 김정은의 탁월한 영도와 애민정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조국의 안전과 인민의 안녕을 결사수호하기 위한 방역대전의 총사령관이 되시여 지난 80여 일 동안에만도 우리 총비서동지께서 주신 강령적인 말씀과 비준 과업은 무려 580여 건, 전쟁을 방불케 하는 91일간의 나날 나라의 방역사업을 지도해주신 령도문건만 해도 무려 1772건에 2만 2956페지나 된다는 놀라운 사실, 말그대로 걸음걸음 이끌어주시였고 매 순간순간 나아갈 길을 밝혀주시였다. 미지의 생눈길이나 다름없는 전인미답의 초행길을 앞장에서 헤치시며 국가의 안전과 인민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한 필승의 방략과 방도들을 밝혀주신 경애하는 김정은동지” (8.12 정론, ‘위대한 당을 따라 승리의 신심드높이 힘차게 앞으로!’의 일부 내용)

“지금 온 나라 전체 인민은 탁월한 사상과 불면불휴의 위민헌신으로 오늘의 값비싼 승리를 안아오시여 조국의 안전과 우리모두의 생명을 지켜주신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 가장 뜨거운 고마움의 인사를 삼가드리고있으며 당중앙의 사상과 령도를 일심전력으로 받들어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발전을 가속화해 나갈 불타는 결의에 넘쳐있다.” (8.13 사설, ‘사상최악의 위기를 이겨낸 불굴의 정신력으로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발전을 가속화 해나가자’의 일부 내용)

또한, 이 두 글은 모두 김정은이 존재함으로 방역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었다. 이런 점을 볼 때, 김정은의 방역대전 승리 선포는 자신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물론, 이 글들의 핵심요지는 방역대전의 승리를 가져온 정신력과 창조력을 승화시켜 당대회 결정 관철(5개년계획 수행)과 우리식 사회주의 발전을 위해 더욱 혁명적 투쟁을 하자고 주문하는 것이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최대비상방역체계가 해제된 데 맞게 방역조치를 조정하고 긴장강화된 정상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진은 소독 중인 려명거리영화관. /사진=노동신문·뉴스1

방역대전 승리 선포 연설의 핵심 목적

김정은은 그의 연설에서 5월 12일부터 가동시켰던 최대비상방역체계를 8월 10일부로 정상 방역체계로 그 방역등급을 낮춘다고 선포했다. 그런데, 앞서 기술한 두 개의 글(정론/사설)에서는 전체인민들에게 절대로 방심하지 말라고 계속해서 각성을 시키고 있다. 오히려 방역의식 및 방역질서를 더욱 심화시켜야 된다고 주문하고 있다.

“아직도 세계적인 보건위기상황은 평정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우리는 전인민적인 방역의식과 각성을 계속 견지하여야 한다. 국가의 방역능력건설에 계속 박차를 가하고 방역준수기풍을 심화시키며 우리 인민들이 가장 우월한 사회주의제도하에서 가장 훌륭한 보건제도, 방역제도의 실질적인 혜택과 보호를 받으며 무병무탈하고 건강장수하는 행복한 인민으로 되게 하려는 당의 숭고한 뜻을 실천으로 빛내여야 한다.” (8.12 정론 관련 내용)

“모든 일군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설마가 아니라 만일이라는 자세에서 세계적으로 악성전 염병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해이와 방심을 철저히 경계하고 방역규률과 질서를 자각적으로 엄격히 지켜야 한다. 자만방심, 자체위안이 지금까지 악전고투하며 이룩해놓은 귀중한 성과들을 한순간에 말아먹고 또 다시 심각한 도전과 위기를 몰아올 수 있다는 것을 똑바로 새기고 누구나 방역전의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나가야 한다.” (8.13 사설 관련 내용)

8월 13일자 사설은 “세계적으로 악성전염병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라고 강한 표현을 써가면서 절대로 방심하거나 자만하지 말아야 하며 방역규율과 질서를 철저히 지킬 것을 강조했다. 또한, 전 지역을 더욱 통제하고 봉쇄해야 한다고 강력 주문하기도 했다.

“나라의 방역초소들을 지켜선 전투원들은 국경과 전연, 해안을 철통같이 봉쇄하고 방역사업에서 사소한 공간과 허점도 나타나지 않도록 최대로 각성 또 각성하여야 한다.”

물론, 김정은도 그의 연설(8.10) 말미에서 계속적인 봉쇄조치와 통제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다음으로 철통같이 구축된 방역장벽을 유지공고화하는 데 계속 주력하여 그 어떤 악성 비루스도 다시는 침습할 수 없게 하여야 합니다. 국경과 전연, 해안과 해상, 공중에 대한 다중적인 봉쇄장벽들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대류행병의 변동특성에 따라 보강할 것은 보강하고 새로 차단할 것은 차단하면서 봉쇄의 완벽성을 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김정은의 방역대전 승리 선포는 하나의 선언전 의미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동시에 앞서 기술한대로, 자신의 리더십 확보 및 공고화하는 측면과 전체인민들에게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더욱 투쟁할 것을 종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연설도 이것으로 귀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번에 뚜렷이 과시된 우리의 무한대한 잠재력을 최대로 분출시켜 비상방역전선에서만이 아닌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분야에서 더 큰 성과를 안아오기 위하여 힘차게 싸워나가야 합니다.”

“사상최악의 위기를 과감히 이겨낸 우리 인민의 불굴의 정신력을 더욱 발동하고 승화시킨다면 올해 우리가 내세운 투쟁목표는 물론이고 당 제8차대회가 밝힌 5개년계획의 목표도 성공적으로 점령될 것입니다.”

“모두 다 우리의 투쟁과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심과 락관을 가지고 국가와 인민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며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력사적 대업을 힘있게 다그쳐 나아갑시다.”

이후 노동신문에 실린 정론과 사설도 김정은 연설에서의 마지막 발언 내용에 모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김정은의 방역대전 승리 선포 연설은 인민들을 혁명건설투사로 몰아가기 위한 하나의 술책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후, 북한 내에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북한체제 속성상 폐쇄적(비공개)으로 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가 전파되었다고 실토한 5월 이전으로 회귀되는 것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