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 강조하고 나선 北…비둘기장 철거·오물장 관리 특히 강조

"위생적인 환경으로 바꿔 질병 철저히 관리해야"…주민들은 세부담 증가에 어려움 호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당이 제시한 제반 방역원칙과 조치들을 일관하게 틀어쥐고 나가자”고 촉구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주민 위생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구체적으로 새 둥지 철거, 쓰레기 처리 주기 단죽 등에 관한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주민 지대들에서 집단 위생관리를 짜고 들어 여러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비루스(바이러스)나 세균성 활동을 미리 차단해 인민들이 보다 위생적인 환경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도록 할 데 대한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국가 위생방역 규정에 맞지 않는 낙후한 실태를 바로잡고 주민 지대를 위생 문화적인 환경으로 바꿔 질병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게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내세운 명목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9일 도 비상방역지휘부에 내려진 해당 지침은 곧바로 현실에 반영돼 현재 집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 중요하게 지적된 것은 비둘기를 기르고 있는 주민 집들을 방문해 비둘기장을 모두 해체, 철거하도록 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또 단층집의 처마 아래나 지붕 주변 나무의 새 둥지들도 모두 허물어 철저한 소독을 실시하라는 지침도 내려졌다고 한다.

아울러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각 지역에 있는 오물장(쓰레기장) 관리를 이전처럼 한 달에 한 번씩 혹은 몇 달에 한 번씩 하지 말고 일주일에 한두 번씩 해서 쓰레기를 더 자주 처리할 것을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다만 주민들은 오물장 관리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쓰레기를 처리하려면 인민반에서 차를 사서 대야 하고, 기름값도 만만치 않아 한 세대에서 일주일에 1000원 이상씩을 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이 무더위에 오이냉국을 해 먹고 싶어도 오이 한 개 사기 힘든 시기인데 1000원이면 한 가정에서 이틀간 남새(채소) 거리가 된다’면서 위생적인 환경도 좋지만 먹고 살기 어려운 형편에 1000원씩을 어떻게 내느냐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무슨 일이든 당에서 방침을 제시하면 책임은 온통 다 인민들 몫이다’, ‘먹고살기도 힘든데 세부담만 잔뜩 늘어나니 아무리 좋은 방침이라도 욕이 나간다’고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비상방역지휘부도 주민들의 이런 사정을 잘 알지만, 중앙에서 내려온 지침을 이행하지 않았다가는 괜히 문제시될 수 있어 별수 없이 집행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현재 도안의 각 시·군들에서는 가정의 비둘기장 철거, 새 둥지 허물기에 나섰으며 동사무장을 비롯한 인민반장들은 뒤따라 검열이 들이닥칠까 봐 오물장 관리에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