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주민 위생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구체적으로 새 둥지 철거, 쓰레기 처리 주기 단죽 등에 관한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주민 지대들에서 집단 위생관리를 짜고 들어 여러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비루스(바이러스)나 세균성 활동을 미리 차단해 인민들이 보다 위생적인 환경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도록 할 데 대한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국가 위생방역 규정에 맞지 않는 낙후한 실태를 바로잡고 주민 지대를 위생 문화적인 환경으로 바꿔 질병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게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내세운 명목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9일 도 비상방역지휘부에 내려진 해당 지침은 곧바로 현실에 반영돼 현재 집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 중요하게 지적된 것은 비둘기를 기르고 있는 주민 집들을 방문해 비둘기장을 모두 해체, 철거하도록 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또 단층집의 처마 아래나 지붕 주변 나무의 새 둥지들도 모두 허물어 철저한 소독을 실시하라는 지침도 내려졌다고 한다.
아울러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각 지역에 있는 오물장(쓰레기장) 관리를 이전처럼 한 달에 한 번씩 혹은 몇 달에 한 번씩 하지 말고 일주일에 한두 번씩 해서 쓰레기를 더 자주 처리할 것을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다만 주민들은 오물장 관리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쓰레기를 처리하려면 인민반에서 차를 사서 대야 하고, 기름값도 만만치 않아 한 세대에서 일주일에 1000원 이상씩을 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이 무더위에 오이냉국을 해 먹고 싶어도 오이 한 개 사기 힘든 시기인데 1000원이면 한 가정에서 이틀간 남새(채소) 거리가 된다’면서 위생적인 환경도 좋지만 먹고 살기 어려운 형편에 1000원씩을 어떻게 내느냐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무슨 일이든 당에서 방침을 제시하면 책임은 온통 다 인민들 몫이다’, ‘먹고살기도 힘든데 세부담만 잔뜩 늘어나니 아무리 좋은 방침이라도 욕이 나간다’고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비상방역지휘부도 주민들의 이런 사정을 잘 알지만, 중앙에서 내려온 지침을 이행하지 않았다가는 괜히 문제시될 수 있어 별수 없이 집행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현재 도안의 각 시·군들에서는 가정의 비둘기장 철거, 새 둥지 허물기에 나섰으며 동사무장을 비롯한 인민반장들은 뒤따라 검열이 들이닥칠까 봐 오물장 관리에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