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위성, 아베 피살 사건 직후 ‘수뇌부 보위 사업 강화’ 지시

7월 10일부터 12월 말까지 '반간첩 투쟁 기간' 지정… "간첩, 불순 이색분자 모조리 적발" 강조

지난 2012년 11월 보위기관창립절을 맞아 국가안전보위부(현 국가보위성)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피습으로 사망한 것과 관련해 북한 국가보위성이 수뇌부 보위 사업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가보위성은 지난 10일 혁명의 수뇌부 보위 사업체계를 강화할 데 대한 지시를 각 지방 보위국에 하달했다.

특히 보위성은 이번 지시문 전달에 앞서 아베 전 총리가 8일 참의원 선거 거리 유세 도중 피습당해 사망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보위 일꾼들은 언제 어디서나 혁명의 수뇌부(김정은 국무위원장) 안전 보장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보위성은 지시문에서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적들의 비열한 반공화국 음모 책동으로부터 경애하는 무력 총사령관 동지의 신변안전을 백방으로 보장하는데 모든 영향을 총동원하여 혁명의 수뇌부 보위 사업을 조직하고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7월 10일부터 12월 말까지를 ‘반(反)간첩 투쟁 기간’으로 정하면서 모든 힘과 역량을 집중해 혁명의 수뇌부를 노리고 책동하는 간첩, 불순 이색분자들을 모조리 적발, 체포, 숙청하는 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의 지시에 따라 각 보위부는 이달부터 시작해 올해 말까지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대상들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간다“면서 ”특히 송금 브로커나 도망친 대상이 많은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단속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 국경 지역 주민들은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보위성은 이번 지시문을 통해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할 때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만큼 이른바 ‘1호 행사’ 방문지 주민들에 대한 사전 검증을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기서는 지주, 자본가, 정치범, 탈북민 가족 등 북한 정부에 반감이 있을 수 있는 대상들을 1호 행사에서 배제 시키는 원칙을 고수할 것을 특별히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보위성은 이미 등록된 감시대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빠짐없이 장악하며, 특정 대상에 대해서는 감시 인원을 늘리고 혁명의 수뇌부 보위 사업에 필요한 조직적 물질적 보장을 최우선적으로 하라고 주문했다.

또 지시문에는 혁명의 수뇌부 동선을 파악하려는 어떠한 행동이나 조그마한 단서도 놓치지 말고 철저히 장악할 것과 그 대상에 대해서는 이유를 불문하고 현장에서 즉시 체포하고 조사해 처벌하는데 만전을 기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보위성의 지시문이 내려온 뒤 함경북도 보위국은 지난 11일부터 회령시와 무산군을 비롯한 국경 지역 보위부들에 정보원 재정비와 특정 대상들에 대한 감시 강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감시대상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정도에 그쳤지만, 이제는 1호 행사와 관련해 의심스러운 문의나 발언을 하면 감시대상이 되거나 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어 주민들은 발언 하나하나를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그는 “보위성의 이번 지시는 수령 보위를 명목으로 주민 통제를 더 강화하려는데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