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양강도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 안정세를 자신하는 북한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이달 들어 김정숙군에서 전염병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한번 걸렸던 주민들이 또다시 고열 증상에 시달리면서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김정숙군을 중심으로 한 양강도 접경 지역에서 고열 등 코로나 증세에 시달리는 의심 환자들이 늘고 있다. 다만 진단키트가 없는 실정이라 코로나 감염 여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고 고열 등의 증세로 미뤄 자체로 판단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실제 김정숙군 읍의 한 인민반에서는 이미 전에 발열 등 코로나 증세를 보였던 주민 40여 명 가운데 20여 명이 이달 들어 다시 관련 증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 외에도 10여 명의 주민이 이달 들어 처음으로 코로나 의심 증세를 보여, 현재 해당 인민반에는 약 30여 명의 코로나 의심 환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인민반에서도 이미 과거에 한 차례 코로나 의심 증세를 겪었다가 이달 들어 다시 증세가 나타난 주민 10여 명을 포함해 현재 20여 명이 코로나 의심 증세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중에는 가족 전체가 발열 등의 증상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다시금 코로나 의심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담당 구역 의사들은 하루에 3번씩 각 세대를 돌며 주민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이 중앙에 보고되면 또다시 전면적인 봉쇄령이 내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 주민들은 자신들이 고열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려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적 형편에서 도시 전체가 봉쇄돼 장마당 운영시간이 줄어들거나 장마당 운영이 중단되기라도 하면 생활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특히나 시장 활동에 목숨을 걸고 있는 주민들이 아프다는 말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더욱이 증상을 호소해도 나라에서 별다른 조치를 해주지 않을뿐더러 약도 자체로 알아서 해결해야 하고 오히려 수일간 격리 생활을 해야 할 수도 있어 주민들은 코로나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수도 없는 세상이 됐으니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가”라며 “코로나 이전에는 철창 없는 감옥에서 살았다면 이제는 지옥에서 사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와 지역 격폐로 주민에게 먹고사는 문제는 이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됐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비상방역에만 매달리고 있으니 주민들은 살기 위해 코로나 의심 증세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