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자신감 드러내며 무역 확대하려는 北…中은 여전히 통제

中, 北과 밀무역하다 적발되면 거액 벌금 징수…코로나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인 듯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잇는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 /사진=데일리NK

중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봉쇄됐던 도시들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지만, 아직 중국 당국은 북한과의 무역에 빗장을 풀지 않고 있다. 북한은 “방역 형세가 완전한 안정 국면에 들어갔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북한의 코로나 상황을 우려해 북한과의 무역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8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랴오닝(遼寧)성과 지린(吉林)성 등 북한과 인접한 지역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들어 공장과 식당 등 여러 사업장이 운영을 재개하는 분위기다. 다른 지역을 잇는 고속도로나 철도, 항만 등도 곧 운영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여 중국 내 물류 이동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러한 중국 내 분위기와는 달리 중국 정부는 북한과의 무역에 대한 통제와 검열을 완화하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에서 중국인이 북한 주민과 직접 접촉하거나 거래하는 일을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북측과 밀무역을 하다가 적발되면 최소 30만 위안(한화 약 5800만원)을 벌금으로 징수하고 있어 중국 무역업자들이 북측과의 거래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반면 북한의 무역일꾼들은 중국 대방(무역업자)을 통해 여러 수입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 당국이 최근 일부 무역회사들의 북중 무역 참여를 허용·확대함에 따라 북한 무역회사들의 수입품 조달 요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보의 취재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상위 무역기관이 하위 무역단위의 채무를 떠안는 조건으로 무역기관 통폐합 작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무역회사에 무역 기회를 확대해주기로 결정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무역기관 통폐합 작업 마무리…무역 준비 지시에 회사들 ‘활기’)

북한 무역회사들이 중국 측에 요구하는 물품들은 주로 농업 비료나 자재, 철강 제품, 자동차 부품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에는 어린아이들이 먹는 우유가루(분유)를 주문하는 북한 무역회사들이 많다고 한다. 북한 당국도 생산 설비를 갖추고 분유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많지 않아 수입품으로 부족분을 채우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아울러 북중 국경봉쇄 후 시장에서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은 콩기름, 맛내기(조미료) 등도 북한 무역일꾼들이 요구하는 주요 수입품들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강한 통제에 북중 접경 지역에서 직접적으로 북한과의 무역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북중 간 수출 통로는 공해상에서 북한 남포항으로 들어가는 것이 대부분인데, 중국에서는 상하이(上海)나 다롄(大连)에서 출발하는 배들이 많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공식 무역 이외에 북한과의 밀무역을 계속해서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은 일차적으로 북한의 코로나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북한 당국은 신규 발열자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전국적인 방역 형세가 완전한 안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밝히는 등 코로나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북한 당국의 이 같은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사람과의 불법 접촉이나 거래를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은 북한으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게 실제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신의주에서도 중국과 가까운 일부 지역에서만 하루에 50명이 넘는 코로나 증상자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코로나 감염자를 0명으로 만들기 위해 국가가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북한을 통해서 또다시 감염자가 생기면 큰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