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망에 ‘화들짝’…北 호위사령부, 사상교육·경호 훈련 강화

아베 총격 사건 주민들 보는 노동신문에는 싣지 않고 주요 간부들 보는 '참고신문'에만 담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 오후 일정을 시작하기 위해 경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한국 공동 사진기자단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피격으로 사망한 후 북한 당국이 호위사령부를 대상으로 사상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을 계기로 최고지도자에 대한 경호를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5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북한 호위사령부에서는 긴급 사상강연이 진행됐다.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생활총화가 이뤄지기 전 일정에 없던 강연 시간이 갑자기 편성됐으며, 해당 시간에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건과 관련된 사상교육이 이뤄졌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아베 전 총리가 총에 맞고 쓰러져 사망한 바로 다음 날 북한 당국이 서둘러 호위사령부 병력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할 만큼 북한 당국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테러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해당 사상강연에서 북한 당국은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불순분자들의 책동을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온몸이 육탄이 되어 성새를 더 높이 쌓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호위사령부는 각 구분대별로 9일부터 11일까지 2박 3일간 실무강습도 진행했다고 한다.

북한군이 지난 1일부터 하기(夏期)훈련에 돌입한 상황에서 호위사령부는 기존 훈련 계획에 더해 격술·사격·검열·수색 훈련을 강화시켰다는 전언이다.

한편, 북한 당국은 중앙당 간부와 지방 도당위원회 책임비서들이 열람하는 간부신문에도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을 실은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당국은 일반 주민이 구독할 수 있는 노동신문에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사실을 담지 않았지만, 주요 간부들이 보는 ‘참고신문’을 통해서는 해당 사건을 자세히 보도한 것이다.

이는 주민들에게 모방 가능한 테러 사례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간부들에게는 최고지도자에 대한 호위의 중요성을 자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을 참고신문을 통해 접한 간부들은 “일반인이 전직 총리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큰일”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대외적으로도 아베 전 총리 피격 사망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도 현재까지 아베 전 총리와 관련된 어떠한 기사도 싣지 않았다.

북한은 일본을 철천지 원수의 제국주의 국가로 규정하고 있고 아베 전 총리에 대해서도 과거 ‘머저리’, ‘무식쟁이’, ‘기형아’ 등 막말을 쏟아낸 바 있어 조의를 표하거나 혹은 범죄 행위를 규탄하는 식의 공식 입장을 밝힐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