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어민 북송 사진 공개 소식 빠르게 확산…北 주민들 ‘충격’

한국 정부가 북송했다는 사실 듣고 격분하기도…소식통 "탈북 준비하던 이들 움츠릴 듯"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 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당시 북한 어민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정부는 이들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해 귀순 의사에 진정성이 없다고 보고 나포 5일 만에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사진은 군사분계선을 넘은 탈북 어민이 북측 관계자들에게 인계되는 모습. /사진=통일부 제공

통일부가 지난 12일 탈북 어민 북송 당시 사진 10장을 공개한 가운데, 탈북 어민들이 끌려가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는 소식이 중국과 인접한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북한 내부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함경북도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최근 회령시와 청진시를 비롯한 대도시들에서 탈북 어민 북송 소식이 화제”라며 “특히 남조선(남한) 정부에 의해 강제로 보내졌다는 소식이 전해져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가 차단된 북한 주민들은 대체로 2019년 11월 이뤄진 탈북어민 북송 사건의 명확한 사실관계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단지 ‘남조선으로 도주를 시도하던 2명이 경비정에 의해 잡혀와 목숨을 잃게 됐다’는 정도로만 소문으로 접했다는 것.

그런데 최근 해당 사건이 한국 내에서 이슈화되면서 이들이 남한에 갔다가 강제로 북송됐다는 사실이 북한 내에도 삽시간에 퍼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주민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주민은 남한 정부가 탈북 어민들을 강제 북송했다는 것에 격분하기도 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여기(북한)을 떠나 중국이나 남조선에 가는 사람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길을 나서는데 천 번, 만 번을 재고 간 이들을 강제 북송했다는 것은 그들을 죽음의 길로 등 떠민 것이나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식통은 “중국에서 잡혀 왔다면 이해가 돼도 남조선까지 내려간 사람들이 다시 돌려보내졌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라며 “더욱이 그들이 16명을 죽이고 갔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알지도 못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여기서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 하더라도 수십 명을 죽인 사람은 들어 본 적이 없다”며 “여기(북한) 사람들이 성격과 표현은 거칠어도 심성은 착하다. 더욱이 남쪽까지 내려갔을 때에는 희망과 자유를 찾아갔을 텐데 그들이 강제 북송됐을 때 얼마나 놀랐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남쪽으로 가는 주민들은 남조선 정부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며 “그런데 기대를 가지고 간 주민들을 다시 여기(북한)로 돌려보냈다니 기가 막힌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 소식통 역시 “강제로 돌려보내지니 얼마나 억장이 무너져 내렸겠느냐”면서 “여기로 다시 보내면 죽는다는 걸 남조선 정부는 모르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 사람들이 극심한 생활난 속에서도 참고 견디는 것은 밝은 세상이 오리라 믿기 때문인데 강제 북송 사건은 밝은 세상을 기다리는 주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사례”라며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탈북을) 준비하던 주민들도 움츠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