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폭우로 저지대 침수 및 농경지 일부 훼손

평남 견룡저수지 표면적 1.7배 늘고 주위 논 일부 침수 파악...작황 영향 가능성

7월 5일 데일리NK 보도에 의하면, 평안남도 일부 농경지에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고, 지대가 낮은 강냉이(옥수수) 밭이 물에 잠겼으며, 일부 논에서 저수지 둑이 터져서 볏모가 떠내려가는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장원들은 시간을 지체하면 벼나 강냉이가 썩게 되고, 그렇게 되면 올해 농사는 망친다고 발을 동동 구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북한 최근 폭우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하여 위성영상으로 몇 곳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위성영상은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는 촬영을 하더라도 짙은 구름에 가려져 지표면이 보이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촬영한 위성영상에서도 대부분 짙은 구름에 가려서 지상판독이 어려웠다. 그나마 일부 구름 사이로 보이는 틈새를 찾아서 불어난 저수지 수위와 강물로 일부가 침수되고, 경작지가 훼손되는 등 몇 곳의 피해를 요행히 파악할 수 있었다.

영상은 유럽우주청(ESA)에서 운영하는 센티넬-2B 위성(해상도 10m)과 미국 NASA의 랜샛-8/9호 위성(해상도 30m) 일반 공개자료를 활용하였다.

강물 증가 및 범람

그림 1. 자강도 용림군 구룡리 일대에 폭우로 강물이 크게 불고 강변 저지대가 물에 침수되었다. /사진=(좌)센티넬-2B 및 (우)랜샛-9호 영상

그림 1은 자강도 용림군 구룡리 지역인데, 강물이 불어서 강폭이 늘어나고 강변 개활지가 침수되었다. 침수 면적은 42.5ha로 측정되며, 침수지는 하천변 밭 경작지인 것으로 추정된다.

저수지 수위 증가 및 상류 침수

그림 2. 평안남도 평원군 견룡저수지에서 물이 폭우 전보다 1.7배 늘었고, 상류쪽 논의 일부가 물에 잠겼다. /사진=(좌)랜샛-8호 및 (우)센티넬-2B 영상

그림 2는 평남 평원군 견룡저수지의 모습인데, 저수위 표면적이 364.1ha(6월 12일)에서 603.7ha(7월 4일)로 1.7배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폭우로 저수지 물이 많이 불었고, 저수지 상류에서는 논 일부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된다.

모내기 논 훼손

그림 3. 남포특별시 대안구역 대동강변 월매리 지역에서 폭우로 논 일부가 훼손되었다. 폭우 전과 비교하여 모낸 논이 선명치 않고 군데군데 흙바닥이 흐릿하게 드러나, 볏모가 일부 떠내려가고 논이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좌)랜샛-8호 및 (우)센티넬-2B 영상

한편, 그림 3은 남포특별시 대안구역 월매리 대동강변 논 지역인데, 최근 폭우를 전후해서 피해상황이 식별되었다. 좌측은 모내기를 마친 논의 모습(6월 12일)인데, 우측 7월 4일 영상에서 논바닥 흙이 드러나고 훼손된 모습이 여러 군데 식별된다. 논두렁이 무너져서 논물이 빠지고 흙바닥이 드러난 것으로 보이는데, 볏모가 폭우로 군데군데 휩쓸려 떠내려간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 당국은 군인과 주민들을 총동원해서 모내기를 6월 15일까지 마치라고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가 있었다(데일리NK 6월 23일 영문). 북한 모내기는 통상 5월 중순에서 늦어도 5월 말까지는 마무리돼야 한다. 금년 모내기가 6월 중순까지 이어지며, 그렇지않아도 늦어진 상황에서 폭우로 논과 볏모가 훼손되는 피해까지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훼손된 논은 이미 시기상 모내기를 다시 할 수 없고, 이 지역 금년 벼농사는 더는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논에 옥수수를 심든지 다른 밭작물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밭작물을 포함해서 농작물 전반 생육상태를 위성영상으로 지속 파악해야겠지만, 올가을 북한 벼수확은 상당 부분 저조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이러한 분석이 국내외 여러 단체의 인도적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한 계획과 판단에 참고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 구름이 적은 가급적 깨끗한 영상이 많이 찍히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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