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女 함흥교화소 수감 중 사망…사망 날짜도, 원인도 ‘깜깜’

교화소 측에선 "죽었다는 사실 알려주는 것만도 감사하게 생각하라"며 유족 돌려보내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함경남도 함흥교화소에 수감 중이던 40대 여성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화소 측은 유족에게 사망 날짜나 원인, 시신 처리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회령시의 한 주민이 인신매매죄로 교화형 처벌을 받은 아내의 면회를 갔다가 아내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런데 교화소에서는 사망 원인도 알려주지 않고 시신도 돌려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노동교화형을 받은 사람은 공민의 권리가 박탈되고, 교화소에서 사망하면 ‘죄를 다 씻지 못한 죄인’으로 죽어서도 가족들에 돌아가지 못하고 교화소 내에서 시신이 처리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망한 여성은 지난 2012년부터 사람들을 모집해 중국으로 넘기는 소위 인신매매 브로커 활동을 해오다 2015년 9월경 보위부에 체포됐다. 그가 중국으로 넘긴 사람 중 한 명이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송되면서 그의 신분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이후 이 여성은 8개월간의 조사 끝에 2016년 6월 10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함흥교화소로 이송돼 수년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었다.

회령에 사는 그의 남편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한 번도 아내의 면회를 가지 못하다가 지난 6월 중순 설탕을 배합한 속도전 가루와 속내의 등을 준비해 아내가 수감 중인 함흥교화소를 찾았다.

그러나 아내는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고, 남편은 아내의 사망 소식만 접한 채 돌아서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 남편은 교화소 측에 아내가 언제 사망했고, 사망 원인은 무엇인지, 시신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등을 물었으나 교화소 관계자들은 “죽었다면 죽은 줄로 알지 뭐 그리 꼬치꼬치 묻는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 후 일반 주민들도 먹고 사는 게 지옥이었는데, 하물며 죄를 짓고 감옥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오죽했겠느냐”며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한데다 계호원들의 감시 때문에 제 명에 못 살고 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북한) 감옥은 말 그대로 지옥이 따로 없다”면서 “가족 형편이 괜찮으면 면회를 자주 해서 건강을 돌볼 수 있지만, 가족의 면회가 적은 사람들은 그냥 죽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