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남도서도 급성 장내성 전염병 확산 중… “오염된 물이 원인”

북한 내 수인성 질병 확산 양상…당국은 대책 내놓지 못하고 주민들은 약 못 구해 발 동동

북한 코로나 방역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 27일 원숭이천연두(두창) 등 “새로운 변이 비루스(바이러스) 유입의 사소한 공간도 생기지 않도록 강력한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황해남도에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확산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평안남도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콜레라와 장티푸스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황해도뿐만 아니라 평안남도의 평원, 숙천, 문덕, 안주 등 서해지역도 많다”며 “황해남도 지역만 고통을 겪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황해남도 해주시에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정상비약을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신문에 공개된 지역 외 다른 지역에서도 장내성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장내성 전염병은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을 뜻한다. 해당 병은 모두 수인성 질병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면서 발병한다. 상하수도 시설이 미비하고 열악한 북한에서 수인성 질병은 과거에도 자주 창궐했었다.

실제 지난 5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 회의 이후 “북한에 4월 말부터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그전에 홍역, 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이 상당히 확산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식통은 “병에 걸린 많은 주민에게 발열, 식욕부진, 느린 맥박, 설사, 허리 부분에 장미 같은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며 “당국은 처음에는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라고 했다가 다시 콜레라, 장티푸스로 진단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이 전한 증상은 장티푸스 감염자에게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이다. 콜레라의 경우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은 있지만, 발열은 드물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뤄볼 때 평안남도의 주민 상당수가 장티푸스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에 대해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주민들은 약을 구하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소식통은 “현재 시장과 약국에 약도 없고, 왁찐(백신)도 없어 장티푸스 예방접종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며 “지역 담당 의사들이 돌아다니며 철저한 개인위생 준수만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코로나19 방역 차원의 국경봉쇄로 의약품을 제대로 수입하지 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의약품 품귀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북한 주요 간부들의 상비약 기부 움직임도 이 같은 상황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식통은 “이번 감염병은 오염된 식수로 인한 질병이다”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이런 질병들은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고온 다습한 여름 장마철에는 수인성 질병이 기승을 부리는 만큼, 전염병이 다른 지역으로 더욱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