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지구 살림집 건설용 통나무 보장 위해 ‘밤샘전투’ 내몰렸다가…

양강도 내 임산사업소들에서 연이어 사망사고…소식통 "노동자들 생명, 안전 대책은 뒤로"

벌목된 통나무를 운반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양강도 임업관리국 산하 임산사업소들에서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최근 풍서임산사업소에서 벌목을 하던 노동자 2명이 사망했다”면서 “사망자들은 피로에 몰려 산속 현지에서 자다가 넘겨지는 통나무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풍서임산사업소는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에 필요한 통나무 보장을 위해 주야 밤샘 전투를 벌이고 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양강도 임업관리국을 비롯한 전국의 임업관리국들에 화성지구 살림집 건설에 필요한 통나무를 보장하라는 과업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양강도 임업관리국은 풍서임산사업소를 ‘최대비상방역체계의 요구를 준수하며 통나무 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추켜세워 성과 내기를 독려하면서 노동자들을 철야 전투에 내몰았다.

이렇듯 벌목 노동자들은 당국이 내린 상당량의 통나무 생산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밤샘 교대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 50대 최모 씨 등 풍서임산사업소 노동자 2명이 피로 누적에 현장에서 잠시 잠을 청하다 넘어오는 통나무에 맞아 사망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수도 평양의 살림집 건설자재용 목재를 보장하라는 국가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벌목공들이 밤새 작업에 내몰리는 것도 모자라 현장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고는 갑산임산사업소에서도 발생했다.

실제 이달 초 갑산임산 사업소 노동자 30대 박모 씨는 화성지구 살림집 건설자재용 통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중 넘어오는 통나무에 맞아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시 한 간부는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통나무 베기를 멈추지 말고 계속 진행하라고 지시해 격분한 노동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요즘은 사람이 죽어도 누구도 책임을 지거나 꿈쩍하지 않는다”며 “더욱이 이번에 사망한 노동자는 엄연히 일하다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음에도 해당 직장에서는 가족에게 강냉이(옥수수) 10kg을 달랑 가져다주고 마무리 지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와 현지 간부들은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대책은 뒤로 한 채 통나무 생산 목표 달성에만 매달리는 한심한 행태를 보이고 있어 현지 주민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