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부족 상황에서 마약류를 사용하다 사망하는 주민들이 나타나자 북한 양강도 삼지연시 당위원회가 긴급대책회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전염병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의약품은 부족하니 긴급한 주민들은 제멋대로 아편이나 중국 정통편을 사용하는데, 그중에는 죽는 사람도 나타나 삼지연시 당위원회가 지난달 말 일꾼들을 불러놓고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는 발열자가 계속 늘어나는 데 비해 의약품이 따라서지 못해 주민들이 아편 등 마약류를 용도나 효과에 상관없이 아무렇게나 사용하다 사망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7일 삼지연시 사적지 보위대장의 아내와 7세 아들이 마약류를 섭취했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발열 증세를 보였던 이들은 해열제를 구해 써도 열이 떨어지지 않자 가지고 있던 중국산 마약성 진통제를 썼고, 그것으로도 차도가 없어 아편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증상이 더 심해져 급히 삼지연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결국 병원에 입원한 다음 날 숨을 거두고 말았다는 전언이다. 병원 측은 이들이 아편을 사용한 후 깨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병원, 약국에 해열제가 박박 마른 상태여서 어쩔 수 없이 긴급한 주민들은 마약성 진통제인 중국 정통편을 사용하기 일쑤고, 이것마저도 쓰지 못하는 주민들이 대다수”라며 “병원에서는 주민들이 코로나냐 물으면 열병이라고 우기면서 해열제를 먹으라는 처방만 해주는데 주민들은 약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마약을 사용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런 내부 상황은 매일같이 삼지연시 당위원회에도 보고되고 있지만, 시당으로서도 딱히 해결책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사적지 보위대장의 아내와 아들을 포함해 주민 여럿이 마약류를 쓰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시당은 지난달 29일 오전 일찍이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시당은 이 회의에서 마약류에 의한 사고들을 언급해 정확한 의약품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후부터는 병원에 입원하거나 집에서 치료하는 주민들이 국가가 처방해준 약들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아울러 향후 아편 등 마약류에 손을 대고 이를 불법적으로 유통하는 행위는 국가비상방역 체계에 큰 혼란을 주는 반국가적 행위로 낙인찍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다만 소식통은 “이 회의에서도 부족한 약품을 해결하는 문제에 대한 토의는 없었다”며 “그래서 회의에 참가한 비상방역 일꾼들과 병원 일꾼들은 희망이 없는 회의였다고 내적으로 비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