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주민 체포 소식 국경에도 빠르게 확산…현지 주민들 반응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평안북도 국경지역.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주민들이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지역으로 탈북했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된 소식이 북한 접경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25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소식을 접한 신의주시 주민들은 대체로 “지금 같은 때에 도강(渡江)을 시도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일부 주민들은 “하늘이 준 천 번 중의 한 번의 기회였는데 성공하지 못하고 체포됐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내부의 코로나 감염자 발생 사실을 공개한 지난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국의 모든 시, 군 들에서 자기 지역을 철저히 봉쇄하고 사업단위, 생산단위, 생활단위별로 격폐한 상태에서 사업과 생산활동을 조직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전선과 국경. 해상. 공중에서 경계근무를 더욱 강화하며 국방에서 안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전국에 이동금지 명령이 내려지고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을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봉쇄 조치까지 취해졌다.

북한이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해 강도 높은 내부 통제에 나섰음에도 국경 지역에서 탈북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일반 주민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요즘은 말이 통제지 감옥생활 그 이상으로 살벌하기 때문에 국경 연선에 접근은커녕 동네에서도 돌아다니기 힘든 실정인데, 압록강을 넘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라며 “어떤 주민들은 실패로 돌아가 아쉽게 됐다고도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이 사건을 계기로 북한 당국의 내부 통제와 단속이 한층 심해질 것이라는 데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몇몇 주민들은 ‘지금이 어느 때인데 도강을 하는가’, ‘차라리 갔으면 잡히지나 말지, 남아있는 사람들만 더 고통스럽게 됐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더욱이 주민들은 ‘국경은 물론 하늘과 바다까지 철저히 봉쇄된 상황에서 누군가 뒤를 봐주지 않고서야 어떻게 주민들이 탈북할 수 있었겠느냐’고 지적하면서 내부 협조자가 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측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현재 국경경비 31여단에 대한 상부의 검열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도강자들이 어느 지역으로 누구의 도움으로 빠져나갔는지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관련자들에 책임과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