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집 건설용 자재 빼돌린 5명, 공개재판서 15년형 선고받아

살림집 건설 진척 없자 주민들 신소…건설 맡은 농장은 시멘트, 강재 등 빼돌려 영농 준비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평안북도 삭주군에서 농촌 살림집 건설용 자재를 빼돌린 주민들이 공개재판에 넘겨져 중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평안북도 삭주군은 지난해 8차 당 대회 방침으로 살림집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농촌 살림집 건설용 자재들을 내주었는데, 건설 책임자들과 자재 인수원들이 자재를 영농물자로 전환하거나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이달 초 공개재판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삭주군은 평안북도로부터 농촌 살림집 건설에 필요한 시멘트와 강재 등 여러 자재를 전부 인계받았으나 기초파기만 진행되고 살림집 건설이 진척되지 않아 주민들로부터 신소가 제기됐다고 한다.

이에 평안북도 당위원회는 도 안전국에 이 사건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도 안전국이 삭주군 안전부와 함께 살림집 건설현황을 알아보는 과정에 농촌 살림집 건설과제를 받은 농장들에서 자재를 빼돌린 사실을 파악했다.

현재까지의 현황을 살펴보면 삭주군은 과제의 4분의 1도 밀고 나가지 못한 상태이며, 농장들에서는 개별적으로 20여 채의 살림집 건설과제를 부여받은 상황에서 5채 정도밖에 짓지 않고 내려진 자재를 몽땅 팔아 영농 준비에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삭주군에는 공장 주택과 생산기지 등에 대한 건설 지시도 내려졌는데 일을 다그치지 않고 있어 검열해보니 공장 일꾼들과 자재 인수원들이 역시 자재를 모두 빼돌려 이리저리 돌려쓰거나 개인적으로 사치하는 데 쓴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은 “결국 지난 2일 군 도서관 앞에서 100여 명의 주민이 모인 가운데 공개재판이 진행됐다”며 “여기서 건설 책임자들과 농장 자재인수원 등 5명이 15년형을 선고 받았다”고 말했다.

판결문에서는 이번 삭주군 건설이 지방 주민들의 살림살이를 굳건하게 하고 생활상 편의를 위해 살림집을 더 많이 짓기 위한 것인데 어려운 시기에 이런 행위를 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나라를 배신한 행위나 같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국가재산은 안중에 없고 국가건설이 어떻게 되는 자재를 빼돌려 개인 사치한 농장이나 개인들은 나 하나만 잘 살면 된다는 무서운 사상 독소를 가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는 더 강력한 형벌을 줄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이번 공개재판에서 형을 선고받은 5명의 가족들은 산골로 추방 명령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