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확산에 긴장한 北…방역 재강조하며 ‘교방 검열’ 지시

함경남북도 서로 지역 맞바꿔 검열 중…주민들 "하나 마나 한 검열보다 식량문제 해결"

북한 서평양여객역에서 소독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북한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이 비상방역에 관해 지역별 교방 검열을 실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7일부터 함경북도에서 비상방역 교방 검열이 시작됐다”면서 “교방 검열은 이달 초 중앙 비상방역사령부의 지시에 따라 함경남도와 함경북도 비상방역지휘부 간에 진행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중앙 비상방역사령부는 중국 내 코로나 확산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각 도 비상방역지휘부들에 방역사업을 면밀히 짜고 들라고 주문하고, 이와 더불어 방역사업 실태점검을 위한 지역별 교방 검열 지시를 내렸다.

교방 검열이란 서로 지역을 맞바꿔 관련 사업을 평가하는 것으로, 상호 감시 감독을 통해 해이해진 기강을 다잡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 7일부터 함경북도와 함경남도 간에 비상방역에 관한 교방 검열이 시작됐으며, 방역 실태 조사를 위해 각 기관에 별도 사전 통보 없이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회령시 수복동에서는 함경남도 비상방역지휘부 검열 성원들이 동(洞)에 위치한 공장 기업소들과 학교들에 예고도 없이 들이닥쳐 불시 검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동 유치원과 사무소 등 5곳이 비상방역 불합격 판정을 받았고, 관련 기관장들도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회령시에 파견된 10명의 함경남도 비상방역지휘부 검열 성원들은 2명씩 조를 지어 시내 거리와 학교, 인민반, 병원, 기업소 등을 돌아다니면서 소독수 준비상태와 체온 측정을 제대로 진행하고 있는지 등 곳곳의 방역실태를 검열하면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정부는 우리나라에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를 명목으로 한 비상방역으로 주민들을 통제하고 단속하고 있다”며 “이에 주민들은 코로나에 걸려 죽는 게 아니라 굶어 죽게 생겼다며 하나 마나 한 검열보다 식량문제 해결에 신경을 써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