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성군당 “땔감만이라도 확실히 보장” 외쳤지만…현장선 “어렵다”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국경지대. /사진=데일리NK

북한이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앞두고 주민 생활에 필수적인 쌀, 물, 불(땔감) 문제 가운데 단 하나라도 제대로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정부는 태양절(김일성 생일) 110돌을 맞으며 모든 도·시· 군들에서 인민생활 문제에서 가장 필수적인 쌀, 물, 불 문제 중에서 단 한 가지라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안을 내놓으라고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온성군에서는 군당 확대회의를 소집해 땔감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자급자족의 원칙에서 도·시·군이 자력갱생해 주민들의 생활상 애로를 풀어주기 위한 사업 성과 목록을 내놓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한동안 골머리를 앓다가 주민 생활의 필수 3대 요소인 쌀, 물, 불 중에서 겨우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 부분이 도내 탄광들에서 석탄 혁명을 일으켜 땔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도당은 갈탄이 무진장한 온성군의 여러 탄광을 비롯한 도내 탄광들을 통해 도내 주민들에게 공급할 땔감을 얼마든지 보장할 수 있다고 보고 정식으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온성군의 당위원회는 탄광 지배인들과 초급당 비서들을 불러 모아 군당 확대회의를 열고, 갈탄밭 조성과 탄광 활성화로 주민들의 땔감을 마련하는 자급자족의 선봉대 역할을 하겠다는 맹세문 궐기모임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특히 군당 확대회의에서는 인민생활에서 가장 절실한 문제들인 쌀과 물 문제는 현재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고 땔감만이라도 확실하게 보장해서 당에서 심려하는 3대 인민생활 필수요소 중 하나를 무조건 해결하자는 언급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온성군의 탄광 일꾼들 대부분은 탄광의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 대책이라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실제 탄광 일꾼들 사이에서는 ‘지금 공장의 소성로 공정도 돌리기 어려운 형편에서 주민용 땔감을 풍부하게 공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왔다는 것이다.

더욱이 탄광 일꾼들은 ‘온성탄광은 혁명화 대상자들이 많이 내려오는 곳으로 노력도 상당히 부족하고, 기술혁신이나 자동화 공정도 돼 있지 않아 땔감 자급자족의 선봉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며 냉철한 현실 판단을 토대로 비판적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일꾼들은 언제 노력을 더 투자하고 공정도 언제 현대화해서 전반적인 주민들의 땔감 문제를 해결하겠느냐면서 회의는 그냥 회의일 뿐 실천이 어렵다고 머리를 저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