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성군 젖 가공공장 책임일꾼들 본보기 처벌에 추방까지…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21년 8월 29일 ‘젖제품(유제품)과 건강’이라는 기사를 싣고 관련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어린이 영양식품 생산을 책임진 함경북도 온성군 젖 가공공장의 책임일꾼들이 당정책 관철에서 무책임성을 보였다는 이유로 처벌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최근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어린이들에게 콩우유를 일일 공급할 데 대한 정부 정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안일하고 무능하게 일해 온 온성군 젖 가공공장 책임일군(일꾼)들인 초급당 비서와 지배인을 해임, 철직하고 추방시켰다”고 전했다.

온성군 인민위원회 소속 지방산업공장인 온성 젖 가공공장은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 이후 초급당별로 실적 총화를 하게 되면서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읍내 학교들에 두유를 한 달에 두 번 정도만 공급한 것으로 드러나 문제시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당은 해당 공장의 초급당 비서와 지배인이 전기, 자재 부족 등 여건이 안 된다는 이유로 생산에서 태만하고 이를 당연시 여겼다면서 이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적 상황을 이용한 것으로 죄질이 무겁다고 평가했다.

실제 도당은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어린이들을 위한 유제품 공급이라는 당정책은 변함이 없다면서 이들이 무책임성을 보여 책임일꾼으로서의 자격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에 일정량의 자재도 공급했고, 전기를 공급받기 위해 뛰어다니면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며, 공급 차량이 부족하면 학부모들을 동원해서라도 할 수 있었건만 어려운 시기를 맞았으니 할 수 없다는 무기력한 정신으로 조건타발만 앞세웠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이미 실정을 알고 있던 도당은 이들의 이 같은 행태에 분노해 초급당을 해산시켜려고도 했지만, 현실도 무시하지 못한다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며 “실제로 일꾼들을 파견해 공장이 처한 현실들을 하나하나 요해(파악)하고 분석해 관대하게 봐주려고 했으나 정도를 지나쳤다는 내적인 평가가 더 우세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결국 공장 초급당 비서와 지배인을 시범겜(본보기 처벌)에 걸어 해임, 철직하고 산골에 벌목공으로 추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도당은 온성군 외 다른 지역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 도내 전체 젖 가공공장들, 식료 가공공장들을 낱낱이 들여다볼 계획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번 기회를 통해 일꾼들의 안일하고 보신주의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를 아주 짓부수겠다고 선언하면서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