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김일성군사대학 등 북한 군(軍) 교육 단위에 평양시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 건설에 인원을 투입하라는 명령이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3일 국방성은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새로운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의 포성을 또다시 울려주신 최고사령관 동지(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도에 충성의 대답 소리 ‘알았습니다’로 하답하라”면서 이 같은 명령을 하달했다.
여기서 김 위원장이 건설 착공식에 참가(12일)한 다음 날 명령이 하달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혁명 영도 10년’을 맞은 올해까지 권위를 인정받을 만한 경제 성과를 못 내고 있는 김 위원장이 ‘건축 정치로 민생경제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도 인민군대가 주력이 돼 앞장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실제 국방성은 이번 명령에서 “살림집 건설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 천지개벽으로 건설의 대 번영기를 열어나가려는 당(黨)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민군 항시 전투 근무 단위가 아닌 군 교육 기관들을 동원해 건설 과제를 수행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해 송신, 송화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에도 군사대학, 군관학교 학생들이 몇 달씩 교대하는 식으로 건설에 동원된 바 있다. 올해에도 비슷한 형태로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전당(全黨), 전민(全民), 전군(全軍)이 함께하는 건설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유휴 인력을 적극 동원하겠다는 의도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온 나라가 ‘제2의 전후 복구건설 시기’로 생각하고 건설 노력, 자재, 지원사업에 결사 관철 정신을 가지고 참가하라 게 전당적인 포치(지시)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당국은) 먹을 것을 국가에서 보장해주는 인민군대, 또는 군사대학, 군관학교 학생들을 더 많이 동원하는 게 더 이익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건설계획 집행의 앞채를 메고 기수가 되라’는 당국의 의도가 군사대학 학생들에게는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학생들은 ‘군사, 정치 지휘관 자격을 갖추러 와서 건설노동자로 일하다 나가는 것’이라고 비아냥 대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설명했다.
한편, 김 위원장이 강조한 평양시 화성지구 외에 각 군사대학, 군관학교 거점 살림집 건설도 이번 건설 대상 계획에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평양은 ‘김일성군사대학’, ‘김정일군정대학’, ‘김일성정치대학’, 함경북도는 ‘공군대학’, 함경남도는 ‘해군대학’ 등 지역, 군종, 병종별 군사대학, 학교들을 특정해 국방성은 명령을 하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