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총참모장의 기강 잡기?… “동기훈련 첫날 불시 훈련‧지휘 검열”

가상의 상황 설정하고 지휘 및 수행 능력 평가...소식통 "만성적 태도에 철퇴 내리겠다는 것"

인민군 제572대연합부대와 제630대연합부대의 연합합동훈련. /사진=조선의오늘 핀터레스트

북한 전군(全軍)이 동기 훈련에 돌입한 첫날인 지난 1일 밤 총참모부와 통신국이 일부 군단에 불시에 들이닥쳐 훈련 및 지휘 검열(평가)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 첫날 불시 검열은 이례적인 것으로, 얼마 전 총참모장에 등극한 림광일이 새로운 방식의 평가를 적용하면서 군의 기강(紀綱)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3일 복수의 데일리NK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일 23시 3군단(남포특별시)에 지휘부, 직속 구분대 비상 소집령이 직일관실로 하달돼, ‘전투조직표 수행 정황 지휘 검열’이 진행됐다.

여기서 전투조직표는 전시(戰時)에 각 군단이 수행해야 할 임무를 명시한 것으로, 우리의 ‘작계(작전계획) OOOO’와 유사하다. 즉, 원래 임무에 준하는 가상의 상황을 설정해 주고 이와 관련한 지휘 및 수행 평가를 진행했다는 뜻이다.

이 같은 ‘가상 시뮬레이션’은 총참모부가 현장에서 제시했고, 군단 지휘부는 검열조 소속 통신국 성원이 제시한 새로운 ‘전시 무선 제원’으로 정황 지휘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 같은 훈련을 전시 3방송체계(부대 내 자체 방송)로 사전 공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연히 검열 대상이 된 군단에서는 허둥지둥대는 모습이 포착됐다. 동계 훈련 첫날 설마 상급 참모부 훈련 검열이 있으리라고는 예견하지 못했던 결과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인민군대 내 훈련에 대한 만성적 태도에 철퇴를 내리겠다는 것 아니겠냐”면서 “시작부터 잡도리를 단단히 하려는 새로운 군 검열방식”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총참모부는 이후 다른 군단, 사령부에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전투조직표 수행 정황 지휘 검열’을 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검열방식 공유를 무용지물로 만들면서 부대별 실전 능력을 명확히 진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림광일 총참모장 임명 후 첫 동계 훈련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그가 정찰총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보다 ‘신출귀몰’한 방식으로 “전투 정치훈련에 대한 군단별 관점과 태도, 준비 정형 실태를 불시에 있는 그대로 점검해 보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

한편 3군단 불시 검열은 직일관 유선통신 망으로 ‘비상 소집’ 명령을 하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지휘부, 직속 구분대, 지휘부 가족들은 무기, 전투기술기재, 장구류, 비상용품 복장을 전부 갖추고 전투조직표에 지적된 진지를 차지했고, 노인, 어린아이들(군인 가족들)은 방공호로 이동했다.

그러나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진행된 검열에서 3군단은 ‘낙제점’을 받았다. 바로 ‘무선통신 조작에서 전투근무 인원이 전시 무선 제원에 의한 신(新) 주파수 및 파장 전환과 교신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