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제대군인 험지 진출 인원수에 따라 ‘상벌’ 적용…압박 강화

총정치국, 현장 투입 숫자로 대열부 사업 평가...소식통 "국가가 제대 행선지 정하겠다는 것"
향후 5년 건설 및 산업 분야 인원 투입 지속될 듯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3월 5일 “남포시의 청년들이 시 안의 20여개 농장으로 진출했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140명의 청년들이 강서구역 청산협동농장 등에 진출했다고 언급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전군(全軍)을 대상으로 험지로 진출한 제대군인 인원수를 종합해 상벌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난 타개를 위해 산업 현장에 청년 진출을 독려하라는 일종의 압박 전술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25일 “총정치국 조직부는 대열보충국 참모부를 통해 종합 보고된 전군 부대별 1년간 제대군인 사회주의 현장 진출 인원 명단을 바탕으로 20일 각 부대 대열부(하전사 인사부서) 연간 사업을 총화(평가)했다”고 전했다.

각종 건설 및 산업 분야에 인원을 투입하기 위해 복무 기간 감축까지 단행한 북한이 8차 당대회 결정 관철 첫해인 올해 제대군인 험지 진출 인원수를 기준으로 각 부대 대열부 사업 실적을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8차 당대회 결정 관철을 위해 대열보충국은 2차(봄, 가을)에 걸쳐 자원을 받아 농어촌과 탄광, 기업소 등 일손이 필요한 경제 현장에 제대군인을 투입하는 사업을 조직적으로 추진했다.

이에 대한 총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총정치국은 지난 16일 대열보충국을 통해 부대별 제대군인 사회주의 현장 배치에 관한 구체적 인원수와 명단을 넘겨받았고, 이후 가장 모범적인 부대와 낙후된 단위를 선정, 각 부대 정치부를 통해 결과를 통보했다.

결과에 따른 상벌은 확실했다. 우선 가장 모범적인 부대로 선정된 3군단과 4.25훈련소에는 내년 1년간 대학 및 상급학교 추천, 국가 표창, 입당(入黨) 뽄트(TO)를 올해보다 1.5배 늘리기로 했다.

반대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806훈련소, 평양고사포병 사령부에는 이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여기서 대학 추천, 입당은 향후 간부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제대군인들이 선호하는 상(償)이다. 이런 점에서 TO를 많이 가지고 있는 군부대는 정치적 위상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부대들이 원하는 걸 제대로 알고 있는 북한 당국이 당근책을 준 셈이다.

또한 총정치국은 “평상시 정치사업과 군인 교양을 잘해온 부대들이 제대로 된 성과를 보였다”면서 관련 선전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한 “가장 모범적으로 평가된 3군단에서는 정치지휘관, 초기복무 사관들부터 솔선 앞장서 농촌, 탄광, 광산으로 자원 진출했다”면서 따라 배우라고 부추기기도 했다.

가시적인 상벌에 각 부대 정치부들은 내년 봄과 가을 제대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교양작업에 나섰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정치부에서는 ‘당의 부름에 물불을 가리지 말고 달려가는 청년 제대군인의 모습을 보여주자’ ‘벌써 부모들과 연락해 뒷공작하는 군인들은 시대의 낙오자’라고 선전선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 기간인 2025년까지 총정치국과 대열보충국은 전략군, 특수전군, 기술전문 병종을 제외한 부대 제대군인들의 행선지를 고향이 아닌 어렵고 힘든 경제 현장으로 정하고 향후 매년 상벌 조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