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간부들 사이서 퍼지는 김정은 백신 접종설… “訪中 모색 차원”

"지난 5월 지방 특각서 왁찐 맞아" 수군수군...하반기 활발한 외교 행보 나서나?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6월 7일). /사진=노동신문·뉴스1

국제기구를 통한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여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미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소문이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26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일단 소문의 내용은 비교적 구체적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지방 모처에 있는 특각(김 씨 일가 전용 별장)에서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았다는 것.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 후 김 위원장이 고열, 구토 등 이상 반응을 보여 의도치 않게 잠행으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6일 군인가족 예술소조 공연 관람 후 6월 4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기 전까지 약 한 달 동안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이 시기에 김 위원장이 백신을 접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간부들은 보고 있다. 심지어 현재까지 김 위원장과 직접 대면하는 고위급 간부들까지 포함해 100여 명이 백신을 맞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태다.

다만 김 위원장이 북한에서 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자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고지도자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하는 북한 체제 특성상 그가 백신을 접종하기 전(前) 부작용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시험 접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한 올해 초 북한 당국의 요청으로 중국 정부가 시노팜 등 백신을 지원한 바 있어 북한 무역일꾼이나 외무성 간부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먼저 접종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이 부작용을 무릅쓰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 이유로는 하반기 외교 행보를 통해 경제적 난관을 타개하려는 목적도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다른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올 하반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을 희망하고 있으며, 환경이 조성된다면 미국과의 대화에도 나설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가지 외교 전략을 양손에 쥐고 상황에 따라 선택적 행보를 하려 한다는 것이다.

즉, 북한은 미국이 북한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북한이 대화에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면 미국과의 한 테이블에 앉을 용의가 있지만 이러한 분위기 조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국을 통해 직접적인 지원을 제공받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한 북한 전문가는 “중국은 현재 내년 동계 올림픽 성공 개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북한과 만나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히려 미국은 아프간 사태 후 대북 관리가 더 중요해졌고 북한도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북미 간 접촉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