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당위원회가 도내 농촌이나 탄광 등에 무리배치 받은 제대군인들을 안착시키기 위한 사업 중 하나로 강제결혼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8월 25일 선군절을 맞으며 올해 봄 제대돼 농촌이나 탄광에 무리배치를 받은 제대군인 청년들이 아주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도록 애로를 풀어줄 데 대한 중앙의 지시에 따라 도당이 21일 여러 집행대책을 내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선군절을 앞두고 농촌과 탄광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우리시대의 청년들이라고 지칭하며 무리배치 제대군인들을 고무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도내 시·군·구역의 농장, 탄광, 광산들에 당과 인민위원회, 보위기관 파견원들을 보내 특별히 올봄에 제대돼 온 제대군인들의 생활상 애로를 풀어줄데 대한 여러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와중에 도당은 이들의 생활상 애로를 풀어준다는 명목으로 제대군인들을 영원히 현지에 뿌리 내리게 하기 위해 농촌, 탄광, 광산의 여성들과 결혼하게 하는 것을 중앙의 방침으로 비준받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런 조직적인 움직임에 제대군인들은 내적으로 반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이런 방침을 비준 받으면 도당이 당장 여성들을 수소문해서 제대군인들과 짝을 이뤄주고 합동결혼식으로 결혼시키는데, 제대군인들은 마음에도 없는 여성들을 데리고 살며 영원히 산골에서 빠져나갈 수 없고 대를 이어 자식들까지도 산골에 묻혀 고생할 게 뻔하니 억울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시내 여성과 결혼하면 농촌이나 탄광, 광산에 배치된 제대군인이라도 일부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에 이들은 속으로 울분을 토하면서 어떻게든 강제결혼 방침을 거부하려는 상황이라고 한다.
실제로 제대군인들은 “봐둔 처녀가 있느냐”는 당 조직의 물음에 “부모님이 이미 정해놓은 처녀가 있다”거나 “휴가 참에 만나 일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고향처녀가 있다”는 등의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제대군인들은 우리를 농촌, 탄광, 광산에 영원히 뿌리박게 하고 우리가 낳은 자식들까지 농촌, 탄광, 광산의 역량 강화와 인구 확장에 이용하려는 게 당의 의도라면서 어떻게든 빠져나가야 한다며 어이없는 현실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