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사내’에 심취한 北 10대 소년들, 결국 노동교화소행

지난 2019년 5월 17일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나훈아 투어 콘서트에 팬들이 모여들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 평안북도 구장군에서 10대 소년 3명이 비사회주의 행위를 한 것으로 소년 노동교화소에 보내지고 그 가족은 추방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구장군에 사는 14살 중학생 3명이 남조선(한국) 청소년들의 머리 형태를 본뜨고 노래를 따라부르는 비사회주의 행위를 저질러 지난달 보위부에 체포됐다가 4월 초 예심이 끝나 소년 노동교화소에 보내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 아이돌 가수들처럼 머리를 하고 바지도 발목에서 짧게 잘라 입고 다니거나 가수 나훈아의 노래 ‘사내’를 비롯한 여러 한국 노래를 영상으로 보고 따라부르다 지난 3월 같은 동급생인 인민반장의 아들에게 들통나 담당 보위원에게 신고됐다.

보위부에 체포된 이 학생들은 예심을 받고 결국 4월 3일에 소년 노동교화소에 보내졌으며, 이들의 비사회주의 행위를 알면서도 눈감아줘 분위기를 조장했다는 것으로 그 부모들은 평북 창성군으로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식통은 “이 사건으로 군에서는 교육 부문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제국주의자들과 불순 이색분자들의 적선물(敵宣物) 침투에 높은 경각성을 가지고 철저히 배격하자’라는 제목의 집중 강연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실제 강연에서는 “적들은 지금 우리가 사회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더 잘 살아가는 것을 배 아프게 여기면서 자본주의 날라리 녹화물들로 한창 자라나는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을 무자비하게 물들이려 하고 있다”며 외부문화 유입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또 이번 사건을 언급하면서 “성인이 안 된 학생이라고 법적으로 강하게 처리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학부형들이 자녀 단속을 잘하지 않으면 이 3명의 소년과 그의 가정처럼 교화 및 추방될 것이다”라며 단단히 단속했다고 한다.

아울러 이번 일이 있고 난 이후 보위부와 안전부가 군내 주민들의 집을 수시로 검열하고 새기게 등록 및 기존 기계 재등록 사업을 심화시키며 인민반장과 인민반들에 있는 정보원들의 활동과 역할을 더욱 높일 데 대한 일련의 방침들도 내려왔다는 전언이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 사건에서 보위부는 체포한 소년들에게 ‘남조선 노래 중에 너희를 유혹한 것이 도대체 무엇이어서 이 지경까지 되었느냐’고 물었는데 소년들은 ‘사내답게 살다가 사내답게 갈 거다’는 노래 구절이 너무 가슴에 와닿았다‘고 대답했다”며 “이것이 군내 보위부 가족들을 통해 주민들 속에 퍼져 오히려 남조선 노래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