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맹대회에 아내 참가시키려던 안전부 일꾼, 법무부 검열 받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월 20일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의 궐기대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의 안전부 일꾼이 권력을 이용해 아내를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대회에 참가시키려 하다가 문제시돼 도(道) 법무부의 검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무산군 안전부 사건처리 부부장이 얼마 뒤 평양에서 열리는 여맹대회에 자기 안해(아내)를 참가시키려는 목적에서 갑자기 안해를 여맹 초급단체 위원장으로 승진시킨 일이 제기돼 도 법무부의 검열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군 안전부 사건처리 부부장 김 모 씨는 군당위원회 조직부 간부와의 안면관계(지연)를 내세워 열심히 일하고 있던 여맹 초급단체 위원장의 직급을 빼앗아 자기 아내에게 준 것으로 문제시됐다.

김 씨는 군당 조직부 간부의 가족이 잡혀있는 사건을 이용해 그에게 “이 사안을 잘 처리해 줄 테니 이번 여맹대회에 내 안해가 참가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군당 일꾼은 자기 가족의 일 처리를 위해 그에 동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들은 여맹 초급단체 위원장을 하던 여성의 품행과 도덕성을 운운하면서 무성한 소문을 퍼뜨려 사람들이 분노하게 만들어 그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게 했다”며 “그리고는 안전부 사건처리 부부장의 안해를 새로 추천해서 초급단체 위원장으로 임명하게 했고 군 여맹위원장에게 이번 여맹대회 참가자 명단에 그 안해를 넣으라고 내리 먹였다”고 말했다.

무산군 여맹위원장은 그전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가 대회 참가자 명단에 김 씨의 아내를 넣으라는 강압적인 지시를 받고서는 그제야 직전 초급단체 위원장을 밀어낸 이유를 알아채고 그 즉시 도 여맹위원회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

군 여맹위원장의 보고를 받은 도 여맹위원장은 군 간부들이 권력을 이용해 대회 참가자 모집의 공정성과 당적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를 벌인 것에 격분해 도당위원회에 이를 파헤쳐달라고 제기했다.

이후 도당은 도 법무부에 무산군 안전부 간부들의 직권남용, 월권을 비롯한 모든 문제 행위들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려 현재 김 씨가 도 법무부의 검열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도당은 무산군에서 벌어진 이번 사안에 격분해 무산군에 내려진 여맹대회 참가자 뽄트(할당량)를 절반으로 줄이고 다른 군에 넘겨주도록 하는 조치를 조직적으로 포치한 상태“라며 ”남의 자리를 빼앗아 초급단체 위원장이 된 군 안전부 사건처리 부부장의 안해는 공정성의 원칙에서 그 자리를 내놓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1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여맹 7차 대회가 6월 중순 평양에서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4대 근로단체 중 하나인 여맹은 30세 이상 비(非)당원 전업주부를 의무가입 대상으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