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봄철·태양절 맞아 주민 옷차림 단속… “자본주의 싹 잘라야”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내 한 건물 앞에 주민들이 모여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이 봄철과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4월 15일, 태양절)을 맞으며 사회주의 생활문화와 생활양식을 엄격히 준수할 데 대한 지시를 내리고 주민들의 옷차림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정부가 봄철과 태양절을 맞으면서 주민들의 옷차림 문제를 거론하며 사회주의 생활문화와 생활양식을 철저히 준수할 데 대한 지시를 내리고 규찰대까지 동원해 단속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지시에서 주민들의 옷차림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사상 정신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모든 주민은 사회주의 풍속과 생활양식에 맞게 옷차림과 머리 단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관기업소 정문과 장마당 정문, 횡단보도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곳에 학생규찰대,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규찰대, 청년동맹(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규찰대를 배치하고 일일 보고를 하도록 하고, 주민들의 개별적인 사상 정신 상태도 잘 지켜보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현재 곳곳에 조직적인 규찰대들이 나와 섰으며 주민들의 옷차림에서 우선 초상휘장과 머리 이발 상태, 여성들의 치마 착용 상태들을 검열하고 통과시키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은 당 조직을 통해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게 옷차림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주민강연을 조직하고 그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강연자료에는 “자본주의 사상문화는 자루 속의 송곳과 같은 것이어서 자본주의 사상에 물 젖으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머리 단장과 옷차림에서 이상한 사상 상태가 반영된다” “절기가 바뀌는 시기에 겨우내 묵어있던 사상 상태가 민감하게 반영되게 되는데 자본주의 사상 풍조의 싹이 사회에 만연화, 만성화되기 전에 애초부터 잘라버려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한편 북한은 태양절을 맞으며 이번 규찰대의 단속에 걸린 주민들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따라 더욱 사상적으로 분석해 처벌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걸려든 대상들에 한해서 심한 경우에는 시·군·구역 단련대와 같은 법적 처벌을 주거나 농촌이나 공장들에 보내 강제노동을 하게 하는 등 처벌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