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살림집건설현장서 첫 인명피해… “음주운전 차량에 3명 사망”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군인 건설자들이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주택) 건설 사업을 일정 내에 수행해야 한다는 각오로 작업 현장에서 투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 2일 평양시 송화지구 살림집 건설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군인 3명이 자동차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지난달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을 선포한 지 10일 만에 첫 인명피해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7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2시 40분경 평양시 1만 세대 송화지구 살림집 건설에 동원된 8총국 산하 군인 12여 명이 골조보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대형화물트럭이 그들을 덮쳤고, 그중 7명이 ‘김만유병원’으로 이송됐다. 여기서 3명은 끝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인명피해를 일으킨 대형화물트럭 운전수(운전자)는 조사과정에서 사고 당일 점심시간에 3잔 정도의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소식통은 “현재 이 사건은 군 사법기관에서 조사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이번 사고로 군인 4명이 중상을 입고 3명이 목숨을 잃은 만큼 운전수에겐 무거운 형량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첫 인명피해 사고가 발생했지만, 정부는 이번 사고를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는 것 같다”면서 “살림집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과 건설자들에게 안전을 강조할 뿐 사고방지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려명거리 건설 당시에도 사고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그러나 (당국은) 공사를 잠시 중단하거나 사고 현황을 공개한 적도 없었다. 또 사고 후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속도전’만 강조하며 건설자들을 현장으로 내몰았다”고 했다.

한편, 북한에서 운전수가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이 나온다. 사법기관 성원들과 뇌물 관계로 엮여있는 경우가 많아 통제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운전병 출신의 한 탈북민은 “북한에서 음주운전을 하는 경우는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었다”면서 “운전자들이 술을 먹고 운전하면 안 된다는 건 대체로 알고 있지만, 워낙 술 문화의 뿌리가 깊어 근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