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제난에 수만 달러 아파트 거주 돈주들도 가정부 내보낸다

소식통 "국경 봉쇄 장기화에 가정경제 악화...한 달 20달러 봉급도 줄이겠다는 것"

려명거리
북한 려명거리. /사진=서광 홈페이지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북한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부유층마저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에 “평성에서 수만 달러 가치의 아파트에 사는 돈주(錢主)들이 식모를 내보내거나, 급여를 대폭 삭감하고 있다”면서 “‘대동강물이 말라도 내 주머니 돈은 안 마른다’고 호언(장담)하던 한 돈주도 최근 식모를 내보냈다”고 전했다.

북한의 돈주들은 무역이나 장사를 통해 자본을 축적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에 폐쇄되고 무역이 막혀 돈줄이 차단되자 생활비를 줄였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돈주들은 집에서 요리, 세탁, 청소, 애완용 개 돌보기 등 집안일을 해주는 조건으로 한 달에 10~15만 원(약 15~22달러)의 봉급을 주곤했었다”면서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로 인해 사정이 좋지 않아지자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많은 돈주들이 장사가 안 된다고 하면서 급여를 절반으로 줄이거나 집에서 내보내고 있다”며 “국경 전면봉쇄로 인해 일반 주민은 물론 돈주까지 모두 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상당한 자본을 축적해온 돈주들마저 씀씀이를 줄여야 할 만큼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중국에 코로나19가 유행하자 국경을 폐쇄하고 무역을 사실상 중단했다. 돈주들의 주요 자금줄이 차단된 것이다.

중국 해관총서(한국의 국세청 격)에 따르면 지난해 북·중 간 공식 교역액은 5억 3905만 9000달러(약 5967억 원)이며 대중 수입액은 4억 9105만 9000달러(5436억 원)다. 교역액과 수입액 모두 전년 대비 약 81%가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달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은 약 3000달러(약 337만 5000원)에 그치면서 북·중 무역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무역 중단 여파는 북한에 시장 위축, 물가 상승, 가계 수입 감소로 이어졌다. 시장이 위축되면서 돈주들도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돈주들은 그동안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북한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쳐왔다. 이들의 자본력이 줄어들 경우 북한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돈주들이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씀씀이를 줄이면서 절약하는 상황이며 생계를 걱정할 정도는 아닌 것 전해졌다.

한편, 돈주들과는 달리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은 일반 주민들에게는 생계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공급 부족으로 인해 북한 내 각종 식량과 생필품 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6개월 사이 북한의 돼지고기 가격은 약 57%가 급등했다.(▶관련기사 : 북한 돼지고기 가격, 6개월 새 57% 급등물가 조절 한계?)

북한 주민들이 즐겨 먹는 대표적 길거리음식인 콩 인조고기와 두부밥, 밀빵 양과 크기가 많이 작아지고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북한 주민 대다수가 경제난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지만, 일반 주민들이 조금 더 힘겨운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국수에 계란 빠져” 북한 길거리음식 장사꾼들 자구책 마련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