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에 계란 빠져” 북한 길거리음식 장사꾼들 자구책 마련에도…

최근 함경북도에서 팔리고 있는 농마국수. 계란이 빠졌다고 한다. /사진=데일리NK 소식통 제공

최근 북한에서 길거리음식 크기가 줄어들고 재료를 빼는 등 치열한 생존 전략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침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달 들어 청진시와 회령시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길거리음식 크기가 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또한 가격을 배로 올리는 장사꾼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콩 인조고기와 두부밥, 밀빵 등은 주민들이 즐겨먹는 대표적 길거리음식이다. 그런데 최근 양과 크기가 형편없이 작아지고 가격이 상승해 길거리음식 먹기를 주민들이 주저하고 있다고 한다.

음식 크기를 줄이는 ‘자구책’ 마련은 지난해 8월경부터 북한 시장 곳곳에서 나온 바 있다. 시장 경기 침체에 장사꾼들이 ‘원가 조성’ 방안을 고안해 낸 셈이다. 다만 당시 구매력 하락을 인지한 장사꾼들은 가격 상승까지는 꾀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가격 변동이 눈에 띈다. 장사꾼들이 500원 하던 인조고기와 두부밥 및 밀빵을 모두 1000원으로 올려 팔고 있다는 것이다.

가격은 낮췄지만 양을 절반으로 줄이고, 핵심 재료가 빠지는 형태로 팔리는 품목도 있다. 북부 지역 주민들이 즐겨먹는 농마국수의 경우 5000원에서 3000원으로 싸졌지만 계란이 사라졌다.

다만 이런 다양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효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길거리음식을 찾는 주민들이 줄어들어 관련 장사꾼들이 애를 먹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코로나 방역과 이동 통제에 따라 하루 5000 벌이도 못하는 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누가 3000원짜리 국수를 어떻게 사 먹을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 음식장사꾼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길거리음식 자체가 사라지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덧붙여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