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 본 화대군에 김정은 선물…주민들은 ‘불만’ 표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본 지역을 돌아봤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9월 6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본 북한 함경북도 화대군에 이달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선물이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선물이 골고루 분배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했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지난 1일 함경북도 화대군에 부엌세간 등으로 꾸려진 원수님(김 위원장) 선물이 내려왔는데, 도당과 군당의 주관으로 진행됐던 선물 분배에서 주민들의 불만을 샀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태풍피해 세대에 한해 담요 두 장과 그릇, 위생종이(휴지), TV 한 대가 한 세트로 묶여 선물로 내려졌으며, 대부분이 중국산 제품이었다.

내려온 선물을 주민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중앙당 간부들과 함경북도 당위원회 및 화대군 당위원회 일꾼들이 나왔는데, 태풍피해를 본 모든 세대에 선물 배분이 이뤄지지 않고 실제로는 도당과 군당의 비준에 따라 일부 특정 세대에만 전달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선물 명세표에 따라 한 세트 전체를 세대에 분배한 것이 아니라 개개 물건들을 따로 나눠서 분배했다”면서 “텔레비죤(텔레비전)을 가진 세대, 위생종이를 가진 세대, 옷감을 가진 세대, 부엌세간을 가진 세대로 나눠서 필요한 물품들만 분배했고, 그마저도 열성 당원이나 일군(일꾼)들 순위로 분배해 태풍피해를 받은 주민들 중에 선물을 못 받은 세대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원수님께서 선물을 보내주실 때는 주민들을 차별해서 주라고 하지 않았을 텐데 밑에서 일을 하는 일군들은 원수님 사랑을 차별해서 분배한다” “일은 노동자들이 많이 해도 간부가 못 되니 서럽고 당원이 아니어서 서럽다” “피해를 받을 때 당원, 간부 세대라고 더 피해를 받았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도당과 군당의 처사에 상당한 불만을 표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소식통은 “텔레비죤 같은 큰 물건은 거의 전부 군과 리의 간부들이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선물을 보내준들 위에서는 아래의 실태를 전혀 모르고, 선물이 일반 주민들의 몫이 되지 못하니 괜히 비위만 사납게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화대군에서는 올해 태풍피해로 농사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면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해 처지를 비관하며 한탄하는 주민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