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읽기] 수입하는 게 병?…이래서 경제가 나락에 빠진 것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80일 전투’ 선전·선동사업에 나선 평양양말공장 종업원들을 조명했다.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라는 선전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노동당이 ‘80일 전투’의 주요 과업을 수행하기 위한 방도로 국내 기업들에 ‘수입 병(病)’ 퇴치를 강요하고 있다.

9일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평안남도 안주에 있는 절연물생산 공장 지배인, 기사장에 대한 책벌이 단행됐다. 죄목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절연물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수입 시약을 자체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노동당은 80일 전투를 선포하면서 전국 노동당 하부조직에 내려보낸 지침서 7항에 “자립, 자력의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 수입 병을 털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하고 “무엇이든지 제 손으로 만들어내고 제 땅에서 찾아내는 기풍을 발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는 원자재를 자체로 생산할 수 없는 북한 산업의 특성상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라고 강제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갈수록 침체에 빠져 있는 경제와 생계를 걱정하는 주민들을 생각하는 올바른 자세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국제사회 제재, 각종 자연재해로 인한 국내 경제의 위축 속에 앞으로 경제 부문에 닥쳐올 생산력 감소와 그로 인한 주민 생활을 걱정하며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실제 주민들 삶은 더 비참해졌다. 일단 시장에서 수입산 가격이 오르고 있다. 또한 장기간의 봉쇄와 경제난에 구매력이 감소한 주민들이 돈이 없어 상품을 사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 주민들은 하루 1, 2끼로 식사를 줄이고 있고, 돈 없는 사람들은 ‘곧 굶어 죽는 게 아니냐’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런데도 당국은 80일 전투로 일명 ‘충성의 돌격전’을 주문하고 있다. 또 어떤 악몽이 재현될 것인가. 지난 시기 현실과 동떨어진 신념은 늘 참담한 정책 실패로 이어져 왔다. 그리고 그런 헛발질의 결과는 전부 국민의 부담과 고통으로 귀결됐다.

기업에 대한 자력갱생 통제도 그렇다. 경제는 강제적이고 인위적인 수단을 통해 잡으려고 할수록 더 멀리 달아난다. 시장의 원리에 맞게 수요와 공급과 적정한 차별화로 맞추어 주어야지, 권력이나 몽둥이로 두드린다고 잡히는 것이 아니다.

국제사회 흐름을 무시하고, 전투와 충성 강요를 통해서 이른바 ‘코로나 독재’로 체제를 유지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며 정치 폭거다. 80일 전투나 수입병 퇴치 강요로 얻어질 것은 없다. 세계 경제이론가들은 이러한 사회주의 운영체제를 유연성이 없는 경직된 체제라고 비판하고 있다.

진실로 국민을 생각한다면 폐쇄와 경직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개방과 개혁의 흐름에 합류해야 한다. 북한 당국은 현재 경제성장을 구가하는 중국, 베트남 등이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개혁과 개방을 통해 사회주의와 자유 시장을 균형적으로 변형했다는 점도 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