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통해 북한인권 문제를 환기해온 북한인권국제영화제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언택트로 개최된다.
북한인권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5일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북한인권국제영화제(영화제)가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다”면서 “지난 10년을 대표하는 17개 작품을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인권국제영화제는 지난 10년간 영화를 통해 북한 내부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3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소개해왔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할 이념을 넘어 통일로 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영화도 방영했었다.
이장호·오현주 공동 조직위원장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0년은 쉽지 않은 길이었으나 해마다 영화제를 찾아주고 응원해준 수많은 관객이 있었기에 달릴 수 있었다”며 “올 영화제에서는 지난 10년을 정리하면서 북한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고, 탈북자 문제를 비롯한 북한 인권은 어디쯤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작품들을 상영한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탈북청소년 그룹홈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 가족’, 18살 탈북 청년이 한국에서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퍼플 맨’, 한국 최초 밀라노국제영화제 단편 부분 대상을 받은 ‘아리아’ 등이 선보인다.
이 밖에도 북한인 비디오 저널리스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촬영한 ‘North Korea VJ’, 해방 후 러시아 캄차카반도에 온 조선인 노동자들의 삶과 애환을 기록한 ‘고향이 어디세요’ 등도 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조직위는 “이번에 상영되는 영화는 ‘nhiff.modoo.at’에서 볼 수 있다”며 “영화를 좋아하고 북한인권 개선을 염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영은 오는 6일 오전 10시부터 8일 오후 11시까지 사흘간 진행되며, 영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동영상 전문 플랫폼 비메오(Vimeo)로 접속해 관람할 수 있다.
한편, 국내뿐 아니라 미국, 독일, 인도네시아, 호주 등지에서 진행됐었던 해외 상영회는 코로나 여파로 인해 올해는 결국 무산됐다.
안경희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에 해왔던 해외 상영회를 개최할 수 없어 아쉽다”면서 “그렇지만 온라인 영화제인 만큼 오히려 더 많은 나라의 시민들이 참여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 프로그래머는 이어 “모든 영화는 한국어와 영어로 볼 수 있다”면서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이 있는 많은 국내외 시민들의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