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수뇌부도 다 듣고 있었다… ‘최고사령관 통신망’의 진실

소식통 "南공무원 사건, 초기부터 보고받았을 것...총살 결정, 최고사령관 지시 없이 불가능"

갱도 전투근무장에서 통신근무를 수행하고 있는 북한 군인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는 군 수뇌부와 무력 최고사령관(김 위원장)은 당시 상황을 사건 발생 초기부터 소상히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데일리NK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의 통신지휘체계 매뉴얼상 최고사령부와 총참모부는 동 시간대 해군의 모든 작전 수역 함정들의 위치, 정황, 기상 전보들을 수신할 수 있다.

이는 조선인민군 육, 해, 공, 전략군 등 전군(全軍)에 관한 작전지휘 상황을 통제하기 위한 최고사령부의 전통적인 무선통신 지휘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사소한 정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최고사령부는 인지할 수 있다. 단, 사건 발단 부대에서 무선 전보를 송신하지 않으면 사건 발생 여부에 대해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무선통신 지휘 시스템을 정상 유지 관리하기 위해 1주일 1, 2회씩 검열 신호를 임의로 송신한다고 한다. 하부 부대들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다.

여기서 만약 무선통신 검열 신호 수신 여부를 상급 참모부에 5분 내로 보고하지 않을 경우, ‘검열 신호 두절’ 부대에 유선으로 수신 여부를 확인한다. 상황이 엄중할 경우 관련자들을 모두 ‘혁명화’ 처벌할 정도로 신속한 전군 작전 지휘를 목적으로 한 이른바 ‘최고사령관 무선통신망’을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남조선(한국) 국민 총살’ 사건처럼 중대 사안인 경우 최고사령부가 이 시스템에 따라 모든 상황을 동시 수신·해독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인민군 최고 통수권자라고 할 수 있는 ‘무력 최고사령관(김 위원장)’에게도 보고가 자연스럽게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소식통은 “초기부터 무전으로 날린 고정근무함선의 전투 정황 보고 시간은 많으면 2시간 정도 됐을 것”이라면서 “그러면 나머지 4시간은 최고사령부가 최고사령관에게 보고하고 결단을 내린 데 걸린 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 사건을 최고사령부가 몰랐다는 것은 인민군 내 최고사령관망 무선 지휘통신 체계를 모르고 하는 말”이라면서 “처음부터 마지막 상황 보고까지 모든 건 최고사령관의 지시 없이는 전시상황(선처리 후보고)이 아닌 이상 이뤄질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늘(3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회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8차 정치국회의가 전날(29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방역사업 등을 점검했다고 밝힌 가운데 북측 해역에서 발생한 남한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북한군 최고사령관 무선통신망 및 서해해상 경계근무함선망 지휘통신 체계. /그래픽=데일리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