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난 대비?… “알곡 허비하는 밀주 제조 하지말라”

북한식 증류주 제조 방식. 약한 불로 끓이면 증기가 나오는데, 이 비닐에 술 방울이 맺힌다고 한다.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북한 당국이 최근 개인 제조업자를 대상으로 밀주 제조에 관한 집중 단속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곡창지대에서 태풍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일명 알곡을 전용하는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각 직장에서 술을 담그지 말라는 내용의 지시가 전달됐다”면서 “곡창지대인 황해도 등지에서 태풍 피해로 곡물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자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황해북도 지역에서도 강냉이(옥수수) 수확이 계획을 미달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면서 “올해는 곡창 지역뿐만 아니라 북부지역 감자 수확도 지난해만큼 풍작은 아니어서 지방 정권기관(당위원회, 인민위원회, 행정위원회 등)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에서는 강연회를 통해 식량 낭비를 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가정주부가 주로 밀주를 제조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올여름 폭우와 잇따른 태풍으로 곡창지대인 황해도 지역에 피해가 발생하면서 알곡 확보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매체를 동원해서도 낟알 털기에서 허실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은 식량 위기에 맞춰 밀주 제조 단속에 나섰지만, 사실상 완벽한 통제에 성공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2000년대 초반 개인집에서 술을 만드는 걸 몇 년 동안 강력 통제했었지만 일부 주민들은 제조를 계속했었다”면서 “올해도 마찬가지로 이를 완전히 근절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소식통은 “우리(북한) 실정에서 본다면 식량 사정이 어려운 해일수록 술 제조가 성행해왔기 때문에 올해도 그와 비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도시보다 농촌 지역에서 밀주 제조는 성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소식통은 지적한다.

그는 “농촌지역에서 축산을 하는 가정에서는 술을 담그는 게 필수”라면서 “이는 곡식으로 만드는 술 찌꺼기도 돼지 사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양강도 보천군 내 농촌 지역에서는 술을 만드는 세대가 절반에 육박할 정도”라면서 “감자고장인 백암군과 대홍단군에서도 지난해보다 술을 담그는 세대들이 늘고 있는 상태”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