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국 학교 15일 개학” 지시 내려…학생들 드디어 등교하나

당 창건일 행사 기간 감안해 이달 중순으로 결정…학부모·학생들 "진짜할지는 두고봐야"

개학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6월 4일 평양시 대동강구역 옥류소학교의 개학 당일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메아리 캡처

북한 당국이 최근 전국 도·직할시·특별시 교육부에 당 창건일 이후인 오는 15일에 개학을 실시한다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태풍피해 등으로 그동안 여러 차례 미뤄졌던 개학이 이달 중순에는 마침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지난달 29일 오전 도·직할시·특별시 교육부들에 15일 개학한다는 교육성의 지시문이 내려왔다”며 “10월 10일 국가적 행사 일정을 고려해 그 이후인 15일에 개학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북한 당국은 이번 지시문에 10월 10일 당 창건일 당일 행사뿐만 아니라 이후에 진행될 여러 행사 일정을 참작해서 15일에 개학하기로 했다는 점을 밝혔다.

올해 75주년으로 정주년(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는 당 창건일에는 교육·학술부문에서 성과를 낸 지방의 모범적 교육자들이 이른바 ‘사회주의 애국 공로자’로서 초청을 받아 평양에 올라올 예정인데, 이들은 10월 10일 이후에도 평양에 머물며 약 이틀간 평양시 견학 등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앙과 지방의 대학생들은 10월 10일 당일 평양시와 각 도 소재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축제 행사에 동원되고 이후에는 총화 등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 기간 등을 고려해 개학일을 15일로 정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중앙대학과 지방대학 학생들은 10월 10일 행사 참가 이후 11일 당(黨)과 청년동맹(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에서 진행하는 대학별, 조직별 총화를 하고 12일과 13일 이틀 휴식할 계획”이라며 “이미 개학한 중앙대학 학생들은 14일에 학업 재개 준비를, 지방대학 학생들은 예비등교를 하고 15일부터 강의를 시작한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래는 전국적으로 10일과 11일에 휴식하라는 방침이 내려졌는데, 그날 행사와 총화를 해야 하는 대학생들은 쉴 수 없으니 그 이후인 12일과 13일에 쉬도록 한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개학이 또다시 연기되거나 개학일이 변경될 가능성은 없으나, 주민들과 학생들은 개학 지시가 내려진 뒤 집행되지 못한 전례 때문에 ‘15일에 진짜 개학할지는 두고 봐야 안다’며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앞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9월 1일 개학 지시를 내렸다가 북부 국경 지역의 코로나19 유입 상황과 학생들의 건강 문제를 고려해 불가피하게 개학을 10일 정도 연기한다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태풍으로 인해 학교 건물이 무너지거나 파손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발생하면서 북한 당국은 또다시 개학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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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북한 당국은 당 창건일 전까지 태풍피해를 입은 학교들을 보수하는 데 우선적으로 힘을 쏟고 있어 15일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개학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육성은 개학 이후 오전과 오후까지 수업을 꽉 채워 그동안 밀린 진도를 빠르게 나가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학부모들과 대학, 초·고급중학교, 소학교 학생들은 진도가 너무 많이 밀려 수업을 하더라도 제대로 따라가거나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그래서 돈 있는 집에서는 따로 가정교사를 불러서 자식에게 선행학습을 시키기도 했다”며 “못 사는 집에서는 자식들이 뒤처질까 우려하면서도 개학이 늦춰져 가을철 집 농사라도 거들게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그나마 위안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