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권 2년반, 누가 진짜 수구파인가?

▲ 청와대 방문한 김기남 노동당 비서<사진:연합>

노무현 정권 등장 이후, 한국 사회의 대립구도는 심화되었다. 그 근저에는 과거사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북한에 대한 무원칙적인 융화(融化)정책이 가로놓여 있다.

노 대통령은 8•15를 맞이하여 “과거사는 오늘에도 미래에도 살아 있어 향후의 규범은 과거의 평가로부터 나온다” 고 말해, 과거가 현재와 미래를 규정한다는 ‘과거 지향’의 자세를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과 같이 시종 ‘과거’에 집착한 정권은 여태껏 없다.

또 그는 2002년의 대통령 선거 당시 부천역에서 한 연설에서 “남북관계를 모든 문제에 우선한다”고 ‘공약’했는데, 이 ‘공약’도 완고하게 지키고 있다. 그리고 ‘6.15 남북공동선언’의 결점을 지적하고 김정일 독재에 반대하는 하는 사람들을 ‘보수 반동’ ‘수구파’로 몰아 힐책하는 풍조를 조장하고 있다.

독재옹호 세력이야말로 수구파

지금 한국에서는 매스컴과 일부 학자들까지 미래지향적이고 김정일 독재에 반대하는 세력을 ‘수구파’로 부르고, 과거지향적이고 김정일 독재와 협조하는 세력을 ‘진보’로 지칭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상식과는 완전히 정반대다.

상식만이 아니다. 역사에 비추어 보아도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수구세력은 언제나 과거를 되풀이하며 소급하여 벌을 주고, 이를 이용해 반대세력을 배제해 왔다. 그 가장 전형적인 인물이 중종반정으로 추방된 연산군이다.

또 100여년 전 조선의 미련한 지배층은 국민을 돌아보지 않고 개혁을 거부하여 자기의 독재권력 유지에 급급했다. 말로는 ‘위정척사’를 외쳐 자주 독립을 한다며 허세를 부렸지만, 열강의 협박에 굴복하여 싸우지도 않고 눈앞의 이익에 놀아나 결국은 일본의 천황제 독재에 나라를 빼앗겼다.

과거를 고집하여 자신의 몸의 안전을 도모하려고 한 수구파의 이러한 역사에 비추어 보아도, 김정일과 협조하는 노무현 정권은 말 그대로 수구파 이외의 그 무엇도 아니다.

현재 한국에서 이른바 ‘진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예외없이 남북 공동선언 지지를 외치고, 민족공조, 우리민족끼리를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진정한 민족공조가 아니라 ‘김정일과의 공조’인 것이 분명하다.

노정권과 김정일 정권은 이미 운명 공동체

그럼, 왜 이들은 김정일과의 공조 노선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우선 이들은 김정일 정권의 ‘전쟁 협박’에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노정권의 권력기반은 친북좌파지만, 우파면서도 전쟁의 공포에 부들부들 떠는 기득권층도 협박대상에 포함된다. 이 세력은 민족의 미래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의 이익 보전에 여념이 없는 집단이다.

또 이들은 통일을 부담스러워하고 무서워한다. 그들은 ‘통일비용’을 들먹이며 늘 독일의 예를 들어 “통일은 같이 망하게 된다”고 선전한다. 그리고 남북간 이벤트로 국민의 통일 지향을 대체해 북쪽의 인권에는 입을 다물고 현 남북관계의 현상 유지를 바란다. 한반도의 민주적인 변혁을 싫어하는 이러한 집단이 말하자면 ‘수구세력’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정일 정권의 붕괴가 노무현 정권의 권력기반인 친북좌파 세력의 붕괴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 뿐만이 아니라 정권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북쪽의 지원을 받아 남북 이벤트를 만들고, 그 답례로서 관광비용 등 자금과 물자를 제공해온 노정권은 이미 김정일 정권과 유착된 운명 공동체가 되어있다. 그것은 단지 ‘우리민족끼리’라는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권력유지를 위해 빼도박도 못하는 질척질척한 관계로 변질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민주주의와 독재가 마지막 싸움을 펼치고 있는 21세기에 자기의 권력유지를 위해 독재와 손을 잡은 노무현 정권은 한국 현대사 최악의 수구세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훗날 역사는 이들에게 엄격한 심판을 내릴 것임에 틀림없다. 이것은 전세계가 민주주의 사회로 가는 사회역사의 필연적 발전법칙에 의거해보아도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박두진 / 본지 고문(일본 통일일보사 논설주간)


-일본 오사카 출생
-(前)在日 조선대학교 교수
-일본 통일일보사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