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포커스] 2021 북한의 대변혁…김정은 ‘수령 등극’과 함의

올해 1월 열린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2021년에 드디어 북한의 김정은이 ‘수령’으로 등극했다. 이것은 북한 정치사에서의 대변혁이다. 22일 노동신문의 ‘운명도 미래도 다 맡아 보살펴주시는 위대한 어버이를 수령으로 높이 모신 인민의 영광 끝없다’라는 제목의 논설(김병진)에서는 김정은을 직접적으로 수령이라고 세 차례나 언급하고 있다. 세 번째 문장에서는 김정은이 언제 수령으로 등극했는지도 정확히 알려주고 있다. 아래는 논설에서 김정은을 수령으로 지칭한 문장들이다.

“혁명의 걸출한 수령이시며 인민의 위대한 어버이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높이 모시여 오늘 우리 인민의 긍지와 자부심은 최절정에 이르고있다.”

“주체혁명위업계승의 중대한 시기 또 한분의 위대한 수령을 진두에 모신 것은 우리 인민의 최상최대의 행운이다.”

“경애하는 총비서동지를 혁명의 위대한 수령으로 높이 모신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에 넘쳐있는 우리 인민은 당대회결정관철을 위한 오늘의 투쟁에서 정신력의 강자, 불가능을 모르는 위훈의 창조자로 값높은 삶을 수놓아갈 것이다.”

마지막 문장은 김정은이 언제 수령으로 등극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바로, 지난 1월에 개최되었던 제8차 당대회에서이다. 다른 날짜 노동신문 기사(18일자)는 “당 제8차대회가 열린 뜻깊은 올해를 위대한 승리로 빛내이기 위한 오늘의 투쟁은 조선로동당원의 생명인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검증받는 엄숙한 마당”이라고 기록하므로 다시 한번, 김정은의 수령 등극 시기가 제8차 대회였음을 암시해 준다.

김정은은 지난 8차 당 대회에서 “전체 인민이 수령을 중심으로 사상의지적으로, 도덕의리적으로 굳게 뭉치고 온 사회가 동지적으로 서로 돕고 이끄는 하나의 대가정을 이루고있는 것은 우리식 사회주의의 본질적특성이며 무한대한 힘의 원천이다”이라고 연설했었다. 여기에서의 수령이 김정은 자신을 가리키고 있었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

그렇다고 언론매체들은 바로 김정은을 수령으로 지칭하지 않은 것 같다. 김정은이 수령으로 불리기 시작한 때는 필자가 검토해본 바로, 지난 9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회의 둘째 날에 김정은이 시정연설 한 이후부터로 보인다. 그후, 김정은의 시정연설 내용들에 대해 당·정·군을 비롯한 기업소, 건설 부문 등 모든 영역에서의 사람들이 화답 차원의 충성 맹세의 글을 오늘까지도 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중에 김정은을 수령과 연관시키는 글들도 다수 나오고 직접 수령으로 지칭한 글도 등장한다.

김정은의 시정연설하기 전날인 9월 28일자 노동신문,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 충성다하는 길에 가장 열렬한 애국이 있다’라는 글에서는 김정일의 교시인 “조국의 품은 곧 위대한 수령의 품이고 수령에 대한 충성의 높이이자 애국의 절정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조국의 품은 곧 위대한 수령의 품이고 수령에 대한 충성의 높이이자 애국의 절정이다”고 표현했다. 여기서의 수령을 김정은으로 염두 하면서 썼을 수도 있다.

김정은을 수령으로 처음 지칭하는 글은 노동신문 10월 6일자, ‘우리의 당기는 존엄과 승리, 전진의 기치로 영원불멸할 것이다’(채철룡, 승철진)라는 제목의 논설에서다(그 이전일 수도 있음). 이 논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오직 로동당 기발아래서만 살며 투쟁하려는 인민의 열망은 곧 우리 혁명의 위대한 수령이신 김정은동지를 결사옹위하려는 충성의 일편단심이다.”, “위대한 수령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우리 혁명의 진두에 서계시기에, 생명의 마지막순간까지 당의 뜻에 참되려는 일심의 대군이 있기에 인민의 운명과 미래를 보살피고 인류의 자주위업을 옹호하며 사회주의, 공산주의승리에로의 진군로를 개척해나가는 조선로동당기의 영광스러운 력사는 끝없이 이어질것이다.”

위의 논설(세 부분으로 나뉨)에서 김정은을 수령으로 직접 지칭한 이는 노동신문 기자 승철진인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10월 17일자 논설인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천명하신 공화국정부의 시정방침을 철저히 관철하자! 필승의 신심드높이 광명한 래일을 향하여 앞으로!’라는 논설도 그의 글인데, 여기서도 김정은을 직접적으로 수령이라고 부르고 있다. 승철진이 김정은을 수령으로 부르게 된 계기를 그의 논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김정은이 최고인민회의에서 한 시정연설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최고인민회의 제 14기 제5차회의에서 하신 강령적인 시정연설은 우리식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발전을 추동하는 불멸의 대강이며 우리 인민의 심장마다에 사회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철석같은 의지를 다져주고 번영할 래일에 대한 신심과 락관을 백배해주는 진군의 기치이다. 국가사업의 모든 분야에서 인민성을 더욱 강화하고 사회주의건설의 전 전선에서 비혁명적이고 비전투적인 락후한 모든것을 불살라버리며 새로운 혁신, 대담한 창조, 부단한 전진을 이룩해나가기 위한 방향과 방도들도 뚜렷이 밝혀준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시정연설이야말로 조국의 밝은 미래를 앞당겨오기 위한 휘황한 설계도이다.”

그 다음에 김정은을 수령으로 칭송한다. “혁명의 위대한 수령이신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계시기에 우리 공화국은 존엄높고 부강한 인민의 나라, 사회주의강국으로 무궁번영할 것이다” “위대한 수령의 부름따라 광명한 래일을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자” “수령의 위대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기초한 가장 진실하고 공고한 충실성은 무한대의 위력을 발휘한다”고 했다. 이후, 18일자 노동신문에도 다른 사람의 논설, ‘원대한 리상과 포부를 안고 앞날을 내다보며 용감히 돌진하자’(윤철희, 서성범)를 통해 김정은이 수령으로 지칭된다. 그리고 오늘(22일)은 김병진이 그의 논설에서 김정은을 수령으로 여러 차례 불렀다.

김일성
2019년 7월 8일 김일성 사망 25주기를 맞아 북한 주민들이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2019년부터 김정은과 수령 연결 양상 나타남

필자는 과거부터 김정은이 언젠가는 수령으로 등극할 것으로 내다 봤었다. 그때가 언제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짚지는 못했지만, 필자의 박사학위논문(2016) 결론 마지막 문장을 아래와 기술했었다.

“만일, 김정은이 지속적인 공포통치를 하면서도 여전히 권력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한다면···김정일이 생전에 실행해 옮기지 않았던 ‘수령’으로의 등극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만일, 김정은이 생존 시에 ‘현재의 수령’으로 불려진다면 이것이야말로, 북한정권의 지도자상징정치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다.”

북한정권의 지도자상징정치를 집중연구한 필자는 북한에서 지도자상징 중 최고 절정을 ‘수령’으로 보았었다. 그러면서, 당시 김정은은 수령이라는 지도자상징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다만, 이미지 구축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고 향후, 그의 지도적 권위의 향방에 따라 언제든지 ‘치명적 모험’(수령등극)을 감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치명적 모험이라고 표현한 것은 김정은의 수령등극은 유훈통치와 결별이자, 김일성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북한주민들에게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점들 때문에 김정은은 수령 등극을 계속 미루어 온 측면이 있다.

그러다가, 2019년부터 필자의 눈에 북한이 김정은을 수령에 연결시키는 조짐들이 감지되었다. 2019년 초에 시작되었는데, 이것을 포착하고 ‘김정은, ’수령‘으로 추대될 조짐이 보인다’(데일리NK 2019.3.18.)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썼다. 당시는 김정은의 지시로 ‘수령’이 신비화되고 신격화된 이미지(풍모)보다 매우 인간적인 이미지로 인민들이 아주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동지적 개념의 성격으로 전환됐었다. 2019년 3월 6일 개최된 제2차 ‘전국당초급선전일꾼대회’ 참가자들에게 김정은이 보낸 서한 ‘참신한 선전선동으로 혁명의 전진동력을 배가해나가자’에는 ‘수령’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 있었다(2019. 3.9일 노동신문)

“위대성교양에서 중요한 것은 수령은 인민과 동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인민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인민의 행복을 위하여 헌신하는 인민의 령도자라는 데 대하여 깊이 인식시키는 것입니다. 만일 위대성을 부각시킨다고 하면서 수령의 혁명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우게 됩니다. 수령은 인간과 생활을 열렬히 사랑하는 위대한 인간이고 숭고한 뜻과 정으로 인민들을 이끄는 위대한 동지입니다. 수령에게 인간적으로, 동지적으로 매혹될 때 절대적인 충실성이 우러나오는 것입니다.

수령의 사상리론도 인민들을 존엄높이 잘살게 하기 위한 인민적인 혁명학설이고 수령의 령도도 인민대중에게 의거하여 그 힘을 발동시키는 인민적령도이며 수령의 풍모도 인민을 끝없이 사랑하고 인민에게 멸사복무하는 인민적 풍모라는 것을 원리적으로, 생활적으로 알게 하여야 합니다. 한마디로 위대성교양의 내용을 우리 당의 인민대중제일주의로 관통시켜야 합니다.”

이 내용은 가히 혁명적인 것으로 김정은이 ‘수령’에 대한 정의를 새로 내린 것이다. 북한에서의 수령(김일성)은 신적 존재였다. 그래서 수령의 신격화는 당연한 것으로 김일성은 조선의 하느님이라고 일컬어졌고 사후에도 김일성 영생론(설)뿐만 아니라 영생법전까지 만들어지고 있는 북한이다. 이처럼, ‘신격화된 수령’을 김정은이 ‘인간적인 수령’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당시, 필자는 ‘수령의 자리 낮춤’으로 분석했다. 3월 14일자 노동신문에 실린 ‘수령은 인민의 위대한 령도자, 자애로운 어버이’라는 사설이 그것을 뒷받침해준다. 이 사설은 수령에 대한 김정은의 새로운 정의에 대한 화답형이다. 사설은 수령을 인민대중의 참다운 삶과 행복을 꽃피워주는 자애로운 어버이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당시, 김정은이 자신의 지도자 품격으로 내세우는 핵심이었다. 2019년에 김정은이 수령으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도 해봤지만, 당시만 해도 북미 제2차 정상회담이 불발에 그쳤지만 대미협상노력은 지속되던 때였다. 김정은이 국제사회앞에 정상적인 지도자로 비춰질 필요가 있었던 때이다.

두 번째, 김정은의 수령 등극 조짐이 나타난 시기는 2020년 6월경이었다. 여기에 대한 내용은 필자의 칼럼, ‘김정은, 최고의 상징성 ’수령‘ 등극 초읽기’(데일리NK 2020.7.28.)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간략하게 복기해보면, 2020년 2월부터 북한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와 4·15 태양절 김정은의 참배 불참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김정은의 리더십 위기설, 김여정 2인자설, 리더십 교체설을 하나같이 입에 올리던 때였다. 그런데, 6월 23일 김정은이 직접 당중앙군사위를 소집하게 되면서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김정은이 당중앙군사위를 소집하기 전에 필자는 노동신문에서 ‘수령결사옹위’의 직접적인 대상으로 김정은이 거론된 것을 발견했었다.

대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통치이데올로기가 ‘수령제’이기에 현재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을 곧바로 수령으로 연결시킨다. 그런 분들에게 이렇게 질문을 드리고 싶다. 왜, 북한은 2020년까지 김정은에 대해 ‘수령결사옹위’라 하지 않고 ‘당중앙결사옹위’라고 했는가. 이전의 북한 공식문헌(당문건,정치문건) 및 언론매체들을 보면 오직 김일성에게만 수령용어가 붙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북한 내부에서 철저히 지켜지는 하나는 룰(rule)이다.

김정일도 생전에는 공식문헌이나 언론매체에서 수령으로 지칭되지 않았다. 김정일 사후, 김정은이 그를 ‘영원한 수령’으로 추대했지만, 이후 문건이나 언론매체를 보면 단독으로 ‘김정일 수령’ ‘수령 김정일’이라고 지칭되지 않았다. 김정일과 수령 용어가 연결될 때는 반드시 김일성과 함께 지칭될 때뿐이었다. ‘선대 수령님들’, ‘위대한 수령님들’이 그 대표적인 표기이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수령이 북한 지도자의 최고의 상징성이라고 제시해 왔다. ‘어버이’ ‘태양’ 등과 같은 지도자상징들도 있지만 수령이말로 상징성의 최고봉이다.

그런데, 작년 6월경에 수령과 김정은을 연결시키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6월 11일자에 실린 ‘최고존엄은 우리 인민의 생명이며 정신적 기둥이다’라는 논설에서다. 이 글에는 특이하게도 ‘수령’ 용어가 12차례(수령옹위 포함)나 나온다. 내용 전체를 읽어보면 ‘수령’ 용어를 작심하고 의도적으로 사용한 느낌이 든다. 12차례 중, 10군데가 문맥상 ‘수령’이 김정은을 가리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한 문장을 옮겨와 보자.

“이번에 사람값에도 들지 못하는 쓰레기들이 우리의 신성한 최고존엄, 우리 인민의 정신적기둥을 다쳐놓은것은 우리 인민을 우습게 여기고 롱락한 것이다. 자기 수령, 자기 령도자의 존엄을 지켜싸우는 인민의 보복열기가 어떤 것인지, 최고존엄을 건드린 추악한 행동으로 차례질 징벌의 불벼락이 어떤 것인지 이제 적들은 똑바로 보게 될 것이다.”

이 기사는 남한에서 북한을 향해 대북 전단지를 살포한 이후에 나온 기사다. 여기서 누가 봐도 ‘자기 수령’은 김정은을 가리키고 있다. 북한은 이 당시 전국적으로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그때의 구호가 ‘수령결사옹위’ 였다. 그 전에는 김정은 연관해서 ‘당중앙결사옹위’를 내세웠던 북한이다. 당시, 김정은을 ‘최고존엄’으로 부르며 ‘자기 수령’과 연결시켰던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김정은을 당 총비서로 추대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김정은이 수령으로 등극한 것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닌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차에 시정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수령 등극 이유

수령은 당규약이나, 헌법에 명시된 공식직함이 아니라 최고지도자의 최고 상징이다. 동시에 당과 국가를 다 아우르는 수장을 나타내는 호칭(칭호)이기도 하다. 당 최고지위는 ‘당 총비서’이고 국가의 최고지위는 ‘국무위원장’이다. 당-국가체제인 북한의 특징이다. 그런데, ‘수령’은 당에서도 국가에서도 통칭되는 칭호이다. 앞서 검토한 대로, 김정은은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수령으로 등극했다. 그런데, 그가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기사에 수령으로 불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9월 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의 시정연설 이후이다. 최고인민회의는 국가기구에 속한다. 이 같은 양상은 수령이 당과 국가를 동시에 지도(통치)하는 최고지도자의 칭호라는 것을 시사해준다. 수령으로서 당을 지도하는 양상은 노동신문 논설인 ‘당풍확립의 선결조건-높은 당조직관념’(노동신문기자 량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조직의 지도를 수령의 령도와 분리시켜보면서 당조직을 존엄있게 대하지 않고 당조직과 외교를 하는 사람은 아무리 수령관에 대하여 말을 많이 하여도 수령의 령도에 충실할수 없다고 교시하시였다.” “당조직관념에 관한 문제는 단순히 당조직과 일군 개인과의 관계문제가 아니라 수령을 대하는 립장과 자세에 관한 문제, 수령관에 관한 문제임을 깨우쳐주시는 참으로 귀중한 가르치심이다.”

수령으로 국가를 지도하는 양상은 노동신문 10월 20일자 논설, ‘‘강국의 인민다운 기품과 인격을 지니자’(김성남, 송영일)에서 잘 드러난다.

“수령에 대한 절대적인 충실성은 강국에서 사는 우리 인민의 기품과 인격의 근본핵이다.”

“인민의 나라는 탁월한 수령에 의하여 설계되고 건설된다···전체 인민이 수령의 사상과 령도를 충성으로 받들어나가야 작은 나라도 큰 나라가 되고 뒤떨어졌던 나라도 세계를 앞서나가는 강국으로 위용떨칠수 있다.”

“우리 공화국의 강대함은 전체 인민의 가슴마다에 신념으로 간직된 수령에 대한 절대적인 충실성을 떠나 생각할 수 없다.”

이처럼, 김정은은 이제 ‘수령’으로서 당과 국가를 통치하게 되었다. 자력자강의 기치를 내걸고 핵 무력을 증강시키며 대미 적대노선으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김정은에게 있어 ‘수령 등극’은 필연이었다. 수령의 이름으로 더욱 내부단속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바로 위에서 살펴본 논설의 또 다른 내용에서 왜, 김정은이 수령으로 등극하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우리 국가가 남들 같으면 열백번도 더 주저앉았을 전대미문의 혹독한 난관을 헤쳐오면서도 순간의 침체나 답보도 없이 자기 발전의 궤도를 따라 승승장구할수 있은 것은 우리 인민이 수령만을 일편단심 충성으로 받들어왔기 때문이다.”

“부닥치는 도전과 난관을 주동적으로 타개하며 강국의 꿈과 리상을 빛나는 현실로 펼쳐나가는 우리 공화국의 눈부신 전변상은 수령과 인민이 혼연일체를 이룬 나라야말로 그 어떤 힘으로도 당해낼 수 없는 강대한 국가실체임을 뚜렷이 실증해주고 있다.”

대북제재가 전혀 풀리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김정은은 내부동요를 막고 강력한 내부통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선악과’(수령)의 위치에 있다는 것을 북한 인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했다. 북한식 말로는 ‘최고존엄’이다. 북한에서의 최고존엄의 대상은 바로 ‘수령’이다. ‘수령결사옹위’가 바로 그 증거다. 김정은이 수령으로 등극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는 전체주의 북한의 가장 핵심구호이다. 여기서 ‘하나’는 바로 수령을 가리킨다. 이제 북한 주민들은 이 구호를 외칠 때 김일성이 아닌, 김정은을 떠올리며 아래와 같이 충성맹세를 하게 될 것이다.

“위대한 수령의 부름에 한목숨 다 바쳐서라도 충성으로 화답할 결사의 맹세 천만의 가슴속에 활화산마냥 불타오른다.”

“모두다 위대한 수령의 부름에 산악같이 떨쳐일어나 광명한 조국의 래일을 앞당기자.”

22일자 노동신문에서 김정은 관련 기사를 보니 8개 중에서 1개만 김정은을 수령으로 직접 지칭했다. 이제 앞으로는 거의 모든 글에서 앞다퉈가며 김정은을 수령으로 부를 것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