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불러온 변화상… “도시민이 농촌으로 장사하러 떠난다”

소식통 “TV, 재봉기 팔던 고난의 행군 때와 유사...사금장에 주야로 주민들 눈에 띈다”

북한 농촌지역 오토바이
북한 평안남도 지역의 한 농촌마을. 오토바이를 탄 주민이 논두렁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사정이 나빠진 도시 거주 주민들이 농촌으로 장사를 떠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고난의 행군(1990년대 중후반 대량아사시기) 때 도시 주민들이 TV, 재봉기 등을 들고 농촌에 팔았던 때처럼 최근에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농촌 장사를 가는 도시 주민들이 이따금 목격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여기서 주민들은 당국이 초특급 방역을 선포함에 따라 도(道) 경계선을 넘지는 못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국가 배급에 의존하는 게 아닌 자체로 식량을 해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말하자면 “‘배급’은 주면 좋겠지만, 안 줘도 무방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자력갱생’의 길을 택했다.

이에 도시 주민들은 점점 늘어나는 시장으로 적극 진출해 경제활동을 하면서 부(富)를 축적해왔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당국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원자재를 수입이 난항에 빠지자 자연스럽게 시장 침체 현상이 불거졌던 것이다.

또한 사람은 물론이고 물류 이동도 원활하지 않아 장사꾼들의 수익도 대폭 줄어들었다. 아울러 “한두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악성 전염병 사태가 근 1년 동안 지속되면서 도시 주민들이 경제 활동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장사가 잘 안 되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도시 주민들은 나름 해결책을 찾아 나서고 있다”면서 “약초 등 임산물을 캐려는 주민들이 예년보다 증가했고, 곳곳의 사금(砂金)장들에는 주야로 채취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도시 주민들도 내 몸과 시간을 써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농촌 지역 원정 판매가 예년보다 늘어난 점에서 도시 주민들의 생활 불안도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국경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말 목숨 걸고 (외부와) 전화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상 최악의 국경 통제와 감시 속에서도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편 원래부터 뙈기밭(소토지) 농사로 생활하던 농촌 주민들의 경우 코로나19 여파가 적은 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