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원 ‘노력영웅’ 칭호 받았다… “김여정 조직부 장악에 공로”

지난해 2월 비공개로 수여…당중앙 의도에 맞게 조직지도부 간부사업으로 대열정리

조용원_김여정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여한 김여정과 조용원. / 사진=YTN뉴스 유튜브 캡처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에서 핵심 실세로 부상한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지난해 북한에서 최고 영예로 일컬어지는 ‘노력영웅’ 칭호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조직지도부 장악에 공을 세운 것으로 인정받아 비공개로 영웅 칭호를 받았다는 전언이다.

16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조용원은 지난해 2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 따라 노력영웅 칭호와 함께 낫과 망치가 새겨진 금메달과 북한 최고 훈장인 국기훈장 제1급을 받았다.

통상 북한은 매체를 통해 노력영웅 칭호에 관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의의 정령을 발표·공개하지만, 조용원의 수여에 관해서는 별다른 보도 없이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노력영웅은 목숨 바쳐 나라를 위해 헌신한 공화국영웅에 버금가는 칭호로, 주로 비군사적 분야에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노력영웅 칭호와 메달 수훈자에게는 국기훈장 제1급이 함께 내려지는데, 이는 정복 상의 왼쪽 가슴에 다는 약수(배지) 중에서도 가장 위에 따로 다는 것이 원칙으로 돼 있을 만큼 북한에서는 가장 명예로운 훈장으로 여겨진다.

소식통은 “전시에 적의 화구를 몸으로 막아 부대의 진격로를 연 사람에게 공화국영웅 칭호를 수여했다면 평시에는 당과 함께 고난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며 맨 앞장에서 당정책 관철의 기수가 되는 참된 전사들이 받는 최고의 칭호가 노력영웅 칭호”라며 “그만큼 당과 국가를 위해 큰 공로를 세운 이에게 국가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라고 설명했다.

조용원이 이렇듯 최고의 영예를 안게 된 것은 지난해 그가 조직지도부 대열정리 사업을 맡아 성과적으로 마무리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조직지도부를 이른바 ‘정수분자’ 조직으로 만들어 당의 유일사상 체계와 유일지도 체제를 확고히 수립하도록 하라는 당중앙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 실행에 옮긴 데 따른 포상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실지 김여정 동지와 불협화음을 낼 만한 조직지도부 일군(일꾼)들을 모두 쳐내는 작업을 조용원이 맡아 진행했다고 보면 된다”며 “순전히 김여정 동지를 위한 사업을 한 것이니 노력영웅 칭호를 줬다고 크게 떠들 순 없고, 그래서 조용히 내부적으로만 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초 김여정이 조직지도부 본격적으로 장악하려 나설 즈음 내부의 보수적인 원로 성원들은 여성인데다 하부 단위에서 쌓은 경험도, 업적도 없는 김여정에 대한 일종의 거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여정이 당 전반사업을 중심에서 아우르는 핵심 조직을 장악하겠다고 나서니 내부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김여정 동지의 조직지도부 장악에 정면으로 도전하거나 직접적으로 반발한 사람은 물론 없었다”면서도 “대신 매 월·분기·연별로 개별 당원과 간부들의 사상 동향이 자료로 남겨져 몇십 년씩 관리되는 체계가 있는데, 이 자료들과 개인의 외부적 성향을 종합 분석해 조용원이 김여정 동지에게 일일이 보고했고 이에 기초해 당정책 관철에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간부사업(인사)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했다.

즉, 조용원은 인사사업에 가장 참고가 될 자료를 제시해 조직지도부 대열정리에 나섰고, 이로써 김여정이 조직지도부를 장악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전언이다.

이후 김여정이 직접 김 위원장에게 ‘조용원 동무의 당과 수령에 대한 무한한 충실성과 헌신성을 높이 평가해 공화국 공민의 최고 영예인 노력영웅 칭호를 내신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제의서를 올렸고, 결국 김 위원장의 비준과업으로 조용원에게 노력영웅 칭호가 수여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현재 조용원은 당 내부에서 단연 김여정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인물로 손꼽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장군님(김정일)께서 7~80년대 당의 조직사상적 기초를 쌓는 시기에 허담 동지를 곁에 두시고 신임하셨는데, 지금 당 안에서는 ‘장군님께 둘도 없는 동지이자 전우가 허담 동지였다면 오늘의 허담은 조용원 동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현재 조직지도부는 김여정이 안정적으로 총괄하고 있으며, 그는 일·주·월·분기·연별 전문부서들의 보고 내용과 개별 일꾼들의 사업정형 총화 내용 등을 보고받아 결론 짓거나 비준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전 수령님 시기에 장군님(김정일)께서 중앙당 조직비서로 사업하시던 때와 같이 김여정 동지가 당 조직 및 사상 분야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