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월간 맞은 평양시민들 꾸리기 사업 자재비용 부담에 ‘끙끙’

옥류교
평양 옥류교. /사진=조선의 오늘 홈페이지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활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수도 평양의 시민들이 3, 4월 봄철 ‘위생월간’을 맞아 시작되는 꾸리기 사업에 상당한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평양시에는 2월 21일에 3, 4월 위생월간을 맞으며 아파트 도색을 비롯한 시내 꾸리기 작업을 본격화하겠다는 포치가 내려왔다”면서 “꾸리기에 필요한 자재들은 주민들에게 전면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포치에서 근 1년간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아우성치고 있고 빈궁으로 어려우나 이런 때일수록 평양시를 더 아름답게 꾸려 국제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사회주의 우상으로서의 모습을 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제난 속에서 국가가 꾸리기에 필요한 자재를 부담할 수 없는 조건이라 주민부담으로 돌리고 있는데, 실제 시내 모든 구역에서는 인민반을 통해 주민들이 꾸리기 자재비용을 부담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동사무소의 지시에 따라 인민반들에서는 아파트 도색감과 화단정리에 필요한 블로크(블럭)와 벽돌, 겨우내 망가진 아파트 앞 도로들과 쓰레기장에 보수에 필요한 세멘트(시멘트) 등 자재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세대당 8400원씩 부담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평양시는 거리두기를 비롯한 방역방침에 따라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로 인한 타격이 이만저만 아닌 조건에서 8400원이라는 돈은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와 주민들이 쩔쩔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에게서 돈을 걷어야 하는 인민반장들은 ‘개인 집에 다가서지 말라’는 북한 당국의 거리두기 방역방침에 따라 아파트 앞에 서서 세대 주민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따라다니며 비용을 받아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사정이 어려운 평양시민들은 아파트 밑을 내려다보며 인민반장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려오는 등 인민반장을 피해 다니는 형편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아파트 꾸리기 비용만은 부담으로 생각하지 않던 수도 시민들은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생활이 어려운 때까지 굳이 건물 도색을 해야 하느냐면서 내적으로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했다.

평양에서는 도시경영사업소들과 합작해 3월 1일부터 시내 꾸리기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자재구비가 앞서지 못해 언제 사업이 시작될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