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코로나 포비아’… ‘총격’·’좌초 어선 방치’ 중국인 사망

평안북도 압록강 국경경비대 하전사 군인 군대 북한군 초소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에서 국경경비대원이 초소 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북중 국경지대에서 밀수하던 중국인이 북한 국경경비대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비슷한 시기에 북한은 불법 어업을 하다 좌초된 중국 어선에 적절한 구조활동을 하지 않아 선원들을 사망하게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에 비정상적인 과잉 대응을 하는 사례가 지속 포착되고 있는 셈이다.

대북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3월 말 12도구와 13도구(지린성 창바이(吉林省 長白)현 인근) 사이 압록강 수위가 낮은 지역에서 중국인이 도강을 시도했다”면서 “물건을 건네주러 강을 건넌 사람을 저쪽(북한)에 총에 맞아 죽었다”고 전했다.

밀수를 위해 북중 국경을 넘어 북한 쪽으로 향하다 북한 국경경비대의 총격에 사망했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처음 조선(북한) 국경경비대 군인이 하늘에 경고 사격을 했다”며 “그런데도 그가 도강을 계속 시도하자 직접 대 놓고 쐈다”고 말했다.

북한 국경경비대의 사격에 이 중국인은 팔꿈치와 머리에 총상을 입었고 끝내 사망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북중 접경 지역을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특히, 북한 당국은 자신들이 설정한 국경지대의 완충지대에 허가받지 않고 들어오는 인원과 짐승에 대해서는 무조건 사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중국도 지난해 3월 창바이현, 바이산(白山) 등 연선 지역 마을에 북한 측이 국경을 넘어오는 사람에 대해 총격을 가할 수 있다며 주민들의 유의를 당부하는 내용의 협조문을 붙인 바 있다.

실제, 지난해 5월에도 밀수를 하던 중국인 남성이 북한 국경경비대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사망 사건까지 발생했으나 일부 중국과 북한 주민들이 밀수를 계속하다 결국 변을 당하고 있는 모습이다.

소식통은 “중국은 조선 사람이 들어와도 총은 쏘지 않는데 조선 군대들은 무조건 사람을 쏴 죽이려 한다”며 “이에 국경지대 주민들 사이에서 조선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3월 북한 국경경비대원이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무장한 체 도강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해당 군인은 주민들의 신고로 체포됐으며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관련기사 : 北 10대 군인 굶주림에 무장한채 탈북… “軍 식량문제 심각한 듯”)

체포해 다시 돌려보내면 될 일을 총격까지 가하는 사망에 이르게 한 북한 당국의 대처가 지나쳤다고 소식통은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이와 비슷한 시기에 북한 황해남도 해주 앞바다에서도 불법으로 조업하던 중국인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불법 어업에 종사하던 중국 어선이 조선 경비정의 경고에 사격(고무탄)을 실탄 사격으로 오인해 급히 도주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이때 배가 암초에 걸려 침몰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당시 중국 어선에는 7명이 타고 있었는데 모두 사망했다”며 “조선 경비정은 중국인들을 구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은 비상방역지침을 통해 육상·해상·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을 ‘봉쇄’하고 있으며 외부인 접촉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런 방역지침 때문에 구조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북한 군 당국은 서해 해상을 표류하던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 이모 씨에게 총격을 가한 바 있다. 또한 여러 정황상 해상에서 시신을 소각했다는 데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