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대 군인 굶주림에 무장한채 탈북… “軍 식량문제 심각한 듯”

소식통 "자강도서 경비대원 2명 탈북했지만 결국 체포...北, 코로나19로 신병 인도 거부"

위원읍
북한 자강도 위원읍 위성사진. /사진=구글어스 캡처

지난 1월 굶주림을 견디지 못한 북한 국경경비대원이 무장한 상태에서 탈영해 중국으로 건너간 뒤 붙잡힌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경봉쇄마저 더해져 국경경비대 일탈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북한 대북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1월 중순경 강추위로 자강도 위원읍 일대 강이 얼음으로 뒤덥혔다”면서 “그 틈에 국경경비대원 2명이 탈영해 압록강을 넘어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들은 총을 소지한 채로 탈영했다”며 “압록강을 건너 중국 마을에 몰래 잠입해 빈집털이를 하려 했다”고 말했다.

위원군은 중국과 맞닿아 있는 국경도시로 강폭이 2~300여m에 불과할 정도로 좁다. 더욱이 감시 체계에 익숙한 국경경비대원에게 강을 건너기 수월했을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총을 소지한 북한군을 본 동네 주민들은 처음에는 중국군으로 생각했지만, 행동이 수상해 보여 공안(公安)에 신고했다”며 “이 때문에 이들이 중국으로 넘어온 지 이틀 만에 붙잡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무장을 한 채 탈영했지만, 중국에서 특별한 사고를 일으키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중국으로 넘어온 북한 군인들은 나이가 각각 18세, 19세였다”며 “배고픔에 시달리다 견디지 못하고 탈영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북한 국경경비대는 주민들의 도강, 밀수, 밀매 등을 눈감아주고 뇌물을 받을 수 있어 다른 지역의 군인들에 비해 주머니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주민들의 밀수가 막히면서 이들의 수입도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간부들보다 군대에 배치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이 어린 하전사(병사)들의 사정이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공안이 조사를 마친 뒤 탈영병을 북한에 넘기려 하자 이들은 제발 돌려보내지 말라고 하소연했다”며 “이들은 조선(북한)으로 돌아가게 되면 자신들이 굶어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들은 총살이나 다른 처벌을 받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아사에 대해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점으로 보아 현재 북한군의 식량 사정이 최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 국경경비대의 식량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식량문제에 중국으로 탈영해 민가를 습격하거나 생계를 위해 밀수를 하다 적발된 사건이 종종 포착되고 있다.(▶관련기사 : 밀수하다 들킨 北 군인, 무장한 채 탈북…혜산시 ’20일 봉쇄령’)

모두 북한 당국이 군인들의 식량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그러나 몇 년간 보급 문제가 개선됐다는 기미는 전혀 보지 않고 있다.

한편, 중국 공안이 이들을 체포한 후 송환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유입을 우려한 북한이 신병 인도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은 “중국 당국은 탈영병을 단둥(丹東)에서 조선으로 넘기려 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조선 당국은 중국에 있는 조선인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고 전했다.

코로나 19로 방영조치로 인해 해외입국자를 받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한은 코로나19 유입을 우려해 재중 북한 노동자의 입국이나 탈북자의 송환을 미루고 있다.

이어, 그는 “조선 당국은 국경 봉쇄조치가 풀리면 그때 넘겨 달라고 이야기를 한다”며 “탈영병들은 현재 단둥의 한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