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진정한 지도자는 지배하지 않고 봉사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세계적인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전파 상황에 대처해 모든 일꾼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순간도 안일해이되지 말고 초긴장 상태를 계속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보통강수산물상점을 소독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이 국경연선뿐만 아니라 전 지역에서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회로 개최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더욱 보강할 데 대한 문제가 심도 있게 토의됐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실질적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당시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는 “최근 세계적인 악성비루스(코로나19) 전파상황의 심각성과 국가방역실태에 대하여 분석·평가”하고 “‘80일 전투’의 기본전선인 비상방역전선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당적, 군사적, 경제적 과업과 방도들”에 대해 논의했다.

노동당은 이와 때를 같이하여 전국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치 선동을 진행하고 있다. 20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비상방역 전투에 역행하여 밀수, 밀매행위를 하는 자들을 무자비하게 징벌하라”라는 제목의 간부 강연이 진행되었다.

신의주시 노동당위원회 선전선동부장이 직접 강연회에 나와 혜산지역의 봉쇄를 설명하면서“격동하는 시대를 외면하고 80일 전투의 격동하는 시대를 외면하고 당의 호소에 등을 돌려댄 독버섯 같은 인간들이 악성 비루스(바이러스)가 들어올 수 있는 최대공간인 밀수 밀매행위를 하였다”고 말했다.

또한 강연자는 “충신을 되지 못할망정 역적은 되지 말라”“당의 사랑, 사회주의제도의 고마움을 모르는 이러한 인간쓰레기, 배은망덕한 자들은 혁명의 이름으로 무자비하게 쳐갈겨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아울러 국가의 안전과 인민의 안녕을 걸머진 책임의 막중함을 자각하고 초긴장상태를 계속 견지하며, 완벽한 봉쇄장벽을 구축하고 ‘비상방역전투’를 보다 강도높이 벌려나가는 것이 당과 수령의 지상 명령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권력을 성공적으로 장악한 사람들은 그 집단을 지배한 것이 아니라 그 집단에 봉사했다. 그들은 청소나 책상 정리까지 했다. 그들은 말할 기회가 차례지지 않은 사람들을 찾아가 귀를 기울였다.

성공한 집단의 리더는 대화를 통하여 자신의 견해를 명확하고 완전하게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주로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견해를 말하도록 장려한다. 그들은 집단의 초점이 흐트러지지 않게 도왔다. 즉 그들은 집단에 봉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 노동당 지도자들의 행태는 어떤가.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정부에 반항도 하지 않고 묵묵하게 살아가는 국민들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탄압하고 무시하지는 않는가?

한 국가의 최고의 지도자에게는 겸손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어야 한다. 위기가 닥쳐오면 그것을 해결할 조건을 조성하고, 제도를 개선하며 절차를 부드럽게 하고 장벽을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진짜 지도자가 할 일이다. 말로만 “감사하다. 고맙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지배자로서의 이미지보다 봉사자로서의 리더의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