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남도 당위원장 교체 후 도당 내부 분열?…분위기 ‘어성버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본 지역을 돌아봤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9월 6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태풍피해의 책임으로 함경남도 당위원장이 교체되면서 도당이 내적으로 분열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 있던 도당 간부들과 당위원장 교체 이후 새로 온 간부들이 한데 뒤섞이지 못하는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태풍피해의 책임을 물어 김성일이 떨어지고 후임으로 리정남이 새로 도당위원장이 된 후 도당위원회에 전격적인 간부교체가 이뤄졌다”며 “이로 인해 내부가 분열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함경남도 당위원회는 새 도당위원장 리정남이 온 뒤부터 지난 두 달간 간부들이 대거 교체됐는데, 여전히 도당에 남아있는 기존 간부들과 리정남의 신임을 얻어 교체돼 온 간부들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흐르면서 도당 내부가 분열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새로 온 간부들은 도당위원장이 선택한 사람들로 그의 마음에 든 사람들이지만, 이미 전부터 일하고 있던 도당 내의 다른 간부들은 도당위원장의 마음에서 멀어져 있는 상태”라며 “표면상에서는 합동된 것처럼 보여도 내면적으로는 분위기가 어성버성하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이전부터 도당에서 일해온 간부들과 그 가족들은 “과거 도당위원장들과는 달리 새 도당위원장은 무자비한 방식으로 간부들을 교체했다”, “중앙당에 있을 때부터 위원장 동지(김정은 국무위원장) 두터운 신임을 받아서인지 과감하다”면서 달라진 도당 내부 분위기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존 도당 간부들은 복도에서 도당위원장을 마주치는 것이 부담스러워 의도적으로 피하기도하고 혹시 전화라도 오면 차렷 자세를 취하고 조심스럽게 받는가 하면 새로 선출된 간부들과 말을 섞기도 꺼리는 등 달라진 내부 분위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런 내부 분위기에서 월요일에 시·군 당위원장들의 회의가 끝나면 곧바로 신흥관 2층에 다 같이 모여 화기애애하게 한 끼 식사를 한 후 헤어지는 수십 년간 한결같던 문화도 사라졌다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 같은 도당 내부의 분위기를 전해 들은 현지 주민들은 “그동안 나쁜 짓을 앞장서서 해왔던 하부말단 간부들도 문제가 생길까 두려워하는 분위기인데 이렇게 간부들을 휘어잡는 센 도당위원장이 와서 좋다”며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