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출범 임박…김정은 비핵화 승부수 띄울까?

[새책] '김정은 대해부'...저자 "北비핵화 전략, 김정은 영구 집권 환경구축 시발점"

김정은 대해부. /사진=저자 제공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을 앞두면서 새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을 탑다운(Top down) 접근법을 사용했던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에는 바텀업(Bottom up) 방식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이전에 비해 180도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관련기사 : 美 대선 이후 준비하는 北… “트럼프나 바이든이나 상관없다”) 그러나 정보가 부족한 북한의 특성상 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30여 년간 현장에서 북한을 분석했던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煎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의 저서 ‘김정은 대해부(도서출판 선인刊)’는 이런 김 위원장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북한의 비핵화 노선이 핵 개발에 이은 김정은의 또 다른 승부수가 될 것이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전략이 단순한 정책적 관점을 넘어서 김정은 영구 집권 환경을 구축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한다’, 하진 않는다’는 이분법-확정론이 아닌 속도와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면서 다양한 변수를 충족시켜 나가는 ‘변수형 비핵화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북한이 스스로 설정한 단기-중기-최종 변수가 충족되지 않으면 더 개선된 경제·외교적 여건을 마련한 후 파키스탄식 핵보유국 노선으로 회귀(return)한다는 다목적 포석도 준비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우리의 군사력은 우리 식, 우리의 요구대로, 우리의 시간표대로 그 발전 속도와 질과 양이 변해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저자는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가 아이로니컬하게도 불(不) 비핵화(군축협상)를 위한 고도의 전략전술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은) 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종합적으로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저자는 가용 정보의 한계로 지속적인 추적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자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에 손을 내밀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문제를 전략적 무시를 넘어 완전정지(all stop)를 전술적 카드로 구사할지도 모른다”면서 “북한이 미국 신행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과거처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를 한다면 자칫 역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당장은 북한이 미국 신행정부와의 직거래(通美封南)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북한은 또다시 한국 정부를 원포인트로 활용하는 유혹을 강하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기 5년 차자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문재인 정부 역시 남북교류협력 재개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어 북한이 이점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공무원 총격 피살 소각사건에 대한 김정은의 발 빠른 ‘전언식 사과’, 그리고 당창건 75주년 열병식 축하연설에서의 ‘남녘 동포에 대한 인사’ 등은 이럴 때 대비한 복선(伏線)일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평화 공세에 대한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은 대해부’는 2019년 초판이 발행됐고, 이번 개정 증보판에는 김정은의 ‘악어의 눈물’ 등 새로운 통치행태, 미국 바이든 신행정부 출범의 의미, 북한의 ‘Again 2018’을 노린 전략전술과 바람직한 대북정책 방향 등이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