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곳곳에 북한 인공기 게양 포착…김정은 방중 임박?

6일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일 전격 방문 가능성...다른 고위급 보낼 수도

5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 곳곳에서 북한과 중국 국기가 설치됐다. /사진=데일리NK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시내 곳곳에 북한 인공기가 걸리는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곧 방중할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북미 간 실무협상이 끝난 직후인 6일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비핵화 협상의 결과가 북중 밀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 대북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5일 오전 현재 단둥 시내에 중국 국기와 함께 북한 국기가 걸리기 시작했다”며 “김 위원장이 곧 단둥을 방문할 것 같다”고 전했다. 북중 양국의 국기가 거리에 게양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때 북중 수교 70주년인 6일에 김 위원장이 단둥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또 다른 현지 소식통도 “9월 초부터 단둥시의 보안이 강화됐다”며 “며칠 전부터 곳곳에 공안들이 배치돼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위원장의 첫 방중이 이뤄진 지난해 3월 단둥을 거쳐 베이징으로 이동했을 때에도 단둥역 주변을 비롯해 압록강 주변에 삼엄한 경비가 이뤄졌다.

이어 그는 “만약 김 위원장이 온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단둥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둥에서 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 노동당의 내부 소식에 밝은 평양 소식통도 지난달 말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중(북중)이 수교 70돌 행사를 세게 할 것으로 보인다”며 “간부들은 ‘원수님(김 위원장)이 중국에 가실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데일리NK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방중할 경우 시진핑 주석과 함께 단둥의 조중우의교 등 북중 교류·무역과 관련된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른 현지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단둥에 위치한 항미원조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중국이 올해 건국 70주년을 맞아 일부 지역의 환경 개선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도 이 사업에 포함돼 있으며 이 사업의 일환으로 최근 항미원조기념관의 개건 및 확장 공사가 진행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만 항미원조전쟁이란 중국에서 6.25 전쟁을 일컫는 말로써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돕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직후 북중 정상이 항미원조기념관에 나란히 참석할 경우 향후 비핵화 회담에 대한 후속조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아닌 북한 최고위급 간부가 대신 북중 수교 70주년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게양된 국기가 일명 ‘1호 방문용’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고 지도자가 올 경우엔 2m 정도의 긴 국기가 게양된다는 점에서 이번에 걸린 건 단순한 ‘행사용’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 대표단은 지난 4일 오전(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예비접촉을 갖고 5일 실무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김 위원장이 실무협상이 끝난 직후인 6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이번 실무회담에 대한 결과에 대한 공유 및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석탄·섬유 등의 수출 제재 완화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완화 조치가 이뤄질 경우 북중 무역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김 위원장의 방중이 비핵화 조치 및 북중 무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런 가운데 외교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특이사항이 파악된 바 없다”며 “관련 사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