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덕광산 설맞이 물자공급 선포…한심한 몫에 주민들은 ‘울상’

검덕광업련합기업소 제3선광장
검덕광업연합기업소 제3선광장. /사진=서광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음력설을 맞아 함경남도 검덕지구의 주민들에게 7일분의 식량과 임연수 6마리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정부가 검덕광산이 자리 잡은 노동자지구 주민들에게 설을 맞아 5일분의 쌀과 2일분의 콩, 임연수 3손(6마리)을 준다고 미리 선포하고 물자공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앞서 양력설에 검덕지구 주민들에게 쌀 30%, 옥수수 70%의 비율로 된 10일분의 식량과 명태 3마리, 술 한 병을 공급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제때 물자를 받지 못한 주민들이 생겨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양력설 맞아 검덕지구 물자 공급…거리두기에 배급은 ‘아직’)

그때로부터 한 달 보름 정도가 지나 음력설이 다가오면서 북한 당국은 매일같이 배고픔에 시달리는 검덕지구 주민들이 음력설 당일만이라도 배곯지 않게 양력설 때처럼 명절 공급이 미뤄지지 않도록 힘쓰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광산 당위원회는 전염병(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하여 물자는 양력설처럼 몇 집씩 불러내 타가는 방식으로 하되 음력설 전으로 무조건 공급이 가능하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광산 당위원회는 검덕지구로 들어오는 굽은 도로가 비포장도로로 울퉁불퉁한 데다 눈까지 와서 땅이 얼어붙어 차가 달리다 사고가 나진 않을까 전전긍긍하면서 다른 곳에서 명절 공급 물자를 실어 오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는데 온 신경을 쏟고 있다고 한다.

한편, 생활상 어려움으로 음력설 계기 명절 공급만을 눈 빠지게 기다렸던 검덕지구의 주민들은 양력설 때보다 더 적은 식량이 내려진다는 말에 울상을 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올해 음력설에 공급될 물자가 다른 해의 절반도 안 되는 몫인데 이것으로 또 한 달을 버텨야 한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다 못해 울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금 검덕광산 노동자지구에는 가족이 굶고 있는 세대가 많은데 광부들은 지하 막장에서 맞교대로 일하면서 휴식 시간에 새참으로 차례지는(배당되는) 너비 15cm, 길이 15cm 크기의 빵 한 개를 건사했다가 집으로 가져가 가족들을 먹이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현재 검덕광산에서는 일이 끝난 광부들이 배고픔에 시달리는 가족들을 위해 몸도 씻지 않고 빵을 쥐고 집으로 뛰어가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광부들은 검덕광산에서 ‘90일 전투’가 진행됨에 따라 음력설에도 쉬지 않고 갱에 나가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쉬면 빵 한 개마저도 탈 수 없으니 광부들은 오히려 명절에도 갱에 나가 일하는 것을 원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관련기사 보기: 검덕광산 이달 초부터 ’90일 전투’ 돌입… “세 달간 휴식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