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서 포착된 움직임, 공장 기계·부품 뜯어내 옮기는 작업?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DMZ)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과 개성 시내의 모습. /사진=연합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내 공장에서 기계와 부품들을 뜯어내 지방 산업을 활성화하라는 지시를 내려 현재 개성시에서 관련 움직임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시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개성공업지구 내의 공장들에서 필요한 기계들과 부품들을 뜯어내 시내 경공업 공장들을 새로 꾸리거나 이미 있던 공장들에 설비들을 이전시킬 데 대한 지시가 내려져 개성시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가 사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7월 발생한 탈북민 월북 사건으로 개성을 봉쇄하면서 현지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대두되자 난관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안을 지속해서 토의에 부쳤다.

그러나 특별한 방도를 찾지 못했고, 결국 지난달 초 개성시 지방 공업을 활성화하는 문제를 꺼내 들어 개성공단 내 공장 기계와 부품을 활용하도록 하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현재 개성시당과 인민위원회의 지휘 아래 개성시에 새로 꾸릴 공장에 필요한 기계와 부품들을 공단 내 공장으로부터 옮기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개성공단 내 공장들에서 뜯어낸 설비 중에는 전동기 등 전력을 기반으로 하는 전기설비가 대부분이며, 그 외 일반 기계와 부품들도 조금씩 옮겨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북한 당국은 공장노동자들을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던 인원들로 구성하도록 지시해 인원들을 새로 꾸린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개성시당과 인민위원회는 원래 있던 지방산업공장들에도 필요한 설비들을 전부 작성해서 내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그에 따라 설비를 분담해 끌어들이는 작업도 같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개성시당은 이번 사업을 집행하면서 자력갱생 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시당은 어려운 때일수록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경제봉쇄에 주저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 나가야 한다면서 우리식으로 하나하나 살려 새로운 5개년 경제계획의 주춧돌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사상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남조선(한국) 괴뢰도당들에 의거해서(의존해서) 변화를 바라고 기다리는 것은 우리식이 아니며 자력갱생의 정신으로 우리식의 경제를 꾸려나가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구글어스를 통해 지난달 25일 북한 개성공단 일대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공단 곳곳에서 인력과 자재, 차량의 활발한 움직임이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움직임이 있던 곳은 공단 내 전기전자 관련 회사들이 밀집한 구역과 섬유제품 생산 회사들이 위치한 구역이며, 건물 옆에 여러 물체가 가지런히 줄을 지어 바닥에 놓여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